박지성 vs 이동국 '골대 불운은 없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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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는 프리미어리그에서 한국선수끼리 맞대결하는 모습을 많이 볼 수 있다. 돌파하던 레딩의 설기현(左)이 자신을 가로막은 박지성(맨U)과 마주 선 모습이 비장하다. [레딩=연합뉴스]

설기현(레딩)을 꺾은 박지성(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 이번에는 이동국(미들즈브러)과 상대한다. 한국인 프리미어리거가 네 명으로 늘면서 한국 선수 간의 맞대결이 쉴 새 없이 펼쳐진다.

이동국의 미들즈브러는 11일 오전 2시30분(한국시간) 홈 구장인 리버사이드 스타디움에서 박지성의 맨U와 잉글랜드 축구협회(FA)컵 8강전을 갖는다. 이동국과 박지성이 잉글랜드 무대에서 처음으로 맞대결할 가능성이 크다.

팀이 8강에 오르긴 했지만 이동국은 또 골대를 맞히며 가슴 졸이는 시간을 보내야 했다. 28일 열린 웨스트브로미치 앨비언과의 FA컵 16강전에서 이동국은 승부차기를 실축했다. 이동국은 1-1로 맞선 후반 41분 마크 비두카(호주) 대신 투입됐다. 들어간 지 3분 만에 오른발 중거리슛을 때렸지만 골키퍼 선방에 막혔다. 잉글랜드 축구 전문채널 '스카이스포츠' 인터넷판은 이 장면을 '이동국이 빼어난 기술로 깜짝 놀랄 만한 슛을 터뜨렸다'고 소개했다.

연장 30분까지 소화한 이동국은 승부차기 두 번째 키커로 나섰다. 이동국이 찬 공은 왼쪽 골대 밑동을 때리고 나왔다. 다행히 다른 동료가 모두 킥을 성공시키고, 웨스트브로미치의 두 선수가 실축하는 바람에 미들즈브러가 5-4로 승리했다. 이동국은 "승부차기에서 자꾸 골대를 맞힐 것 같다는 느낌이 들었는데 실제로 그렇게 됐다. 빨리 떨쳐 버려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박지성과의 맞대결에 대해서는 "박지성과 나의 대결이 아니라 맨U와 미들즈브러의 대결이라고 생각한다. 맨U가 강팀인 만큼 준비를 철저히 해야 할 것"이라고 짧게 대답했다.

한편 맨U와 레딩의 FA컵 16강전에서는 박지성이 오른쪽 미드필더, 설기현이 왼쪽 윙포워드로 출전해 자주 충돌했다. 설기현의 돌파를 박지성이 저지하고, 박지성의 드리블을 설기현이 파울로 끊는 장면이 나왔다. 설기현은 전반 45분 기습적인 중거리슛을 날렸지만 골키퍼에게 막혔다. 후반 초반에도 잇따라 위협적인 측면 돌파를 시도한 설기현은 후반 23분 글렌 리틀과 교체됐다. 박지성은 활발한 움직임을 보이며 풀타임을 소화했지만 공격 포인트를 올리지는 못했다.

맨U는 전반 6분 만에 세 골을 뽑는 집중력을 발휘하며 레딩의 추격을 3-2로 따돌렸다.

정영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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