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네 주민 100여명을 교회에 감금시킨 채 불태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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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립운동 보고서와 자신의 어릴적 독립운동 일화를 설명하는 김혜성 회장. 〈신승우 기자>
일제 강점기 시절 미국 선교사들에 의해 작성된 '일본의 잔혹한 행태'에 대한 보고서가 60년만에 처음으로 공개됐다.

재향군인회 서부지회 김혜성 회장은 27일 일제시절 한국에 파견됐던 미국 선교사들에 의해 작성된 100여통의 서신을 공개했다.

이 보고서에는 일본인에 의한 강간과 살인뿐 아니라 한 동네 주민 100여명을 교회에 감금시킨 채 불태워 죽인 내용, 여성들에게 뜨거운 물을 부워 죽인 내용 등 잔인한 사실들이 외국인의 객관적인 시각으로 담겨있다.

이 보고서는 3.1운동이 일어나던 1919년께 전국에 흩어져 있던 선교사들이 "독립운동 현황과 일제의 탄압상을 보고하라"는 미국 선교사 스왈런 박사의 지시에 따라 작성됐다.

김 회장은 "당시 이 보고서는 복사본이 만들어져 한 부는 '민족자결주의'를 제창한 윌슨 대통령에게 보내졌다"며 "원본은 스왈런 박사가 보관하다 1939년 부친에게 전달됐고 그것을 다시 내가 물려받아 세상에 공개하게 됐다"고 말했다.

김 회장은 "요즘 '요코 이야기' 때문에 세상이 시끌벅적한데 설사 그 책의 내용이 사실이라고 해도 일본이 우리에게 했던 것에 비하면 새발에 피"라고 목소리를 높이고 "내일 3.1절을 맞아 일본의 잔악상을 알리고 역사가 바로 서기를 원한다"고 말했다.

한편 보고서의 내용을 전산화시킨 김 회장은 보고서를 CD로 제작해 독립운동 연구단체에 기증할 계획이다.

신승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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