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손 떠난 상태서 모든것 결정”/제일화재 회장 이동훈씨(인터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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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동고동락한 종업원들에 면목없어
『모든 것이 내 손을 떠난 상태에서 결정됐습니다.』
동양정밀 인수후 부도위기에 몰려 모기업인 고려시스템마저 파산을 맞은 제일화재 이동훈 회장의 말이다.
동양정밀 인수후 단 한번의 인터뷰(본지 4월19일자)를 했고 동양정밀 부도위기 이후에는 언론의 접촉을 끝내 사양해오다 8일 아침 기자와 접촉케된 이회장은 『할 말이 없다』고 말문을 열었다.
다음은 이회장과의 일문일답.
­이회장이 심혈을 기울여온 고려시스템의 파산을 맞은 현재의 심정은.
『별로 할 말이 없다. 모든 결정이 이미 내손을 떠난 상태에서 이루어졌다. 조만간 나의 입장을 정리해 기자회견을 통해 밝힐 생각이다.』
­그렇다면 고려시스템의 파산결정에 이회장의 의사는 반영되지 않았다는 얘기인가.
『그렇다. 큰 줄거리는 알았지만 자세한 것들은 나에게 이야기도 해주지않은 상태에서 파산신청을 내기로 결정을 내렸다.』
­이회장이 거느리고 있는 제일화재는 어떻게 되는가.
『제일화재의 대주주는 내집사람(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누나)이다. 제일화재에는 별다른 영향이 없을 것이다.』
­계속해서 제일화재를 직접 경영할 생각인가.
『집사람이 하든,내가 하든 제일화재는 계속 경영해나가겠다.』
­고려시스템 파산의 원인은 무엇이라고 스스로 생각하는가.
『막바지(동양정밀 부도위기 이후를 지칭한 듯)에는 아무것에도 개입하지 못해 왜 파산까지 이르렀는지 알 수 없다.』
­고려시스템 종업원들이 크게 반발하고 있는데 대책이 있나.
『내 성격을 아는 사람은 다 알지만 그들은 나와 동고동락해온 친구들이다. 그들도 반발할 수 밖에 없지 않은가.』
­제일화재를 한국화약그룹에서 분리시키겠다는 당초의 방침은 어떻게 되는가.
『분리방침에는 변함이 없고 실제로 분리해나가겠다.』
이회장은 고려시스템 파산의 충격이 큰듯 『아직 생각이 정리되지 못했다』『3∼4일 뒤 기자회견장에서 보자』며 더 이상의 언급을 피했다.<이연홍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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