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고동락한 종업원들에 면목없어
『모든 것이 내 손을 떠난 상태에서 결정됐습니다.』
동양정밀 인수후 부도위기에 몰려 모기업인 고려시스템마저 파산을 맞은 제일화재 이동훈 회장의 말이다.
동양정밀 인수후 단 한번의 인터뷰(본지 4월19일자)를 했고 동양정밀 부도위기 이후에는 언론의 접촉을 끝내 사양해오다 8일 아침 기자와 접촉케된 이회장은 『할 말이 없다』고 말문을 열었다.
다음은 이회장과의 일문일답.
이회장이 심혈을 기울여온 고려시스템의 파산을 맞은 현재의 심정은.
『별로 할 말이 없다. 모든 결정이 이미 내손을 떠난 상태에서 이루어졌다. 조만간 나의 입장을 정리해 기자회견을 통해 밝힐 생각이다.』
그렇다면 고려시스템의 파산결정에 이회장의 의사는 반영되지 않았다는 얘기인가.
『그렇다. 큰 줄거리는 알았지만 자세한 것들은 나에게 이야기도 해주지않은 상태에서 파산신청을 내기로 결정을 내렸다.』
이회장이 거느리고 있는 제일화재는 어떻게 되는가.
『제일화재의 대주주는 내집사람(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누나)이다. 제일화재에는 별다른 영향이 없을 것이다.』
계속해서 제일화재를 직접 경영할 생각인가.
『집사람이 하든,내가 하든 제일화재는 계속 경영해나가겠다.』
고려시스템 파산의 원인은 무엇이라고 스스로 생각하는가.
『막바지(동양정밀 부도위기 이후를 지칭한 듯)에는 아무것에도 개입하지 못해 왜 파산까지 이르렀는지 알 수 없다.』
고려시스템 종업원들이 크게 반발하고 있는데 대책이 있나.
『내 성격을 아는 사람은 다 알지만 그들은 나와 동고동락해온 친구들이다. 그들도 반발할 수 밖에 없지 않은가.』
제일화재를 한국화약그룹에서 분리시키겠다는 당초의 방침은 어떻게 되는가.
『분리방침에는 변함이 없고 실제로 분리해나가겠다.』
이회장은 고려시스템 파산의 충격이 큰듯 『아직 생각이 정리되지 못했다』『3∼4일 뒤 기자회견장에서 보자』며 더 이상의 언급을 피했다.<이연홍기자>이연홍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