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4세 노시인의 「60년 동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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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3면

84세 된 노시인 염근수씨가 처녀시집 『서낭굿』(누리기획간)을 퍼냈다. 일제하인 20년대 『별나라』 『새벗』등 아동문예지 주간을 지냈던 염씨는 어린이의 마음을 지니고 틈틈이 써왔던 시들을 60여년 만에 비로소 한 권의 책으로 모은 것이다.
『그래요 오늘은/내 생일인데/오늘 아침 우리 암소/새끼를 낳아//하루 한날내 생일/송아지 생일/ 즐거운 내 생일/송아지 생일//우리 엄마 나더러/소띠라는 데/나는 형 송아지는 /내 동생인가//송아지 형이래도/나는 좋아요/즐거운 내생일/송아지 생일』(「생일」전문)
「송아지 형이래도 나는 좋아요」라는 위시에서 볼 수 있듯 염씨는 이 시집에 자연과 일체가 된 동시 1백편 가량을 싣고 있다.
우리의 전통적 농·어촌풍경, 혹은 풍물을 티없는 동심에서 바라본 시들이면서도『활자화돼서 혹시 쓰레기가 될지 몰라 망설이다보니 출간이 늦어졌다』고 염씨는 밝힌다.<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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