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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IT시대] 말까지 알아 듣는 아파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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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주민들이 최신 영화를 골라서 볼 수 있는 주문형비디오(VOD)시스템이 갖춰진 서울의 한 아파트.

"차에서 내리자마자 주차장에 기다리고 있는 엘리베이터를 타고 집으로 올라간다. 집 현관에선 얼굴을 알아본 똑똑한 제어장치가 문을 열어준다. 욕실에 들어가 미리 따뜻하게 데워진 욕조 안에 몸을 담근다. 거실에 앉아 주문형비디오(VOD)를 통해 최신 영화를 감상한다. 온도.습도.조명 등이 '취침모드'로 바뀐 침실에서 잠을 잔다. 아침에 일어나 거울에 옷을 비추면 '매직미러'가 어떻게 옷을 입으면 좋을지 알려준다…."

영화 속에서만 등장할 이야기가 아니다. 일부 실현되고 있거나 조만간 현실화되는 아파트 입주민들의 생활상이다. 새 아파트가 삶의 질을 바꾼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요즘 새로 짓는 아파트에는 첨단 IT 시스템이 총동원돼 있다.

건설업체 관계자들은 첨단 시스템을 갖추지 못하면 아파트 분양이 어려울 정도로 첨단 주거기술에 대한 주택수요자들의 관심이 뜨겁다고 말한다.

이 때문에 업체들은 소비자 눈높이를 맞추기 위해 새 기술을 아파트에 접목시키는 데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대림산업은 입주민에게 다양한 홈네트워크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대림산업의 e-편한세상 아파트 입주민들은 7인치 월패드(Wall-pad)를 통해 가스밸브 제어, 거실 등 제어, 난방 제어 서비스 등을 기본으로 제공받는다.

이달 입주가 시작된 부산시 해운대구 중동 대우 이안아파트 445가구에는 사람 말을 알아듣는 기술이 적용됐다. 음성으로 집안의 조명과 냉난방, 가전제품을 제어하는 시스템이 갖춰진 것이다. 서울 잠원동과 부산시 민락동에 자체 디지털홈 체험관까지 갖추고 있는 롯데건설은 이동형 홈패드를 이용한 가구 간 통화 기능과 문자 확인 기능까지 제공하고 있다. 첨단시스템을 통해 이웃사촌이 맺어지는 것이다.

롯데건설은 또 기존의 수동 환기 시스템의 문제점을 보완해 첨단 자동 환기 시스템을 도입했다. 실내 이산화탄소량을 감지하는 센서를 통해 자동으로 쾌적한 공기를 집안에 불어넣게 한 것이다. 대우건설은 실내 조명을 활용한 통합생활모드 연출 시스템을 새로 짓는 아파트에 적용하고 있다. 식사모드, TV시청모드, 파티모드, 와인모드 등을 입주민이 선택하면 그에 따라 조명과 커튼이 자동으로 움직여 각각의 분위기에 맞는 실내 환경이 연출되는 것이다. 함종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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