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류위주 식생활…운동부족… 고지혈증 환자 늘어난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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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고지혈증환자가 급증하고있다. 이는 지방질이 많은 육류위주의 식생활, 운동부족, 과음·과식등으로 혈액에 기름이 지나치게 끼어 생기는 것이다.
서울대의대 임상병리학 교실팀이 지난 7월 성인남녀 1천8백명을 조사한 바에 따르면 고지혈증의 주범인 혈중 콜레스테롤이 이미 위험치를 넘어 동맥경화·심근경색등에 대비해야할 사람이 l0%이상인 것으로 밝혀졌다. 직장 신체검사등에서 고지혈증으로 판정방아 걱정하는 샐러리맨도 많다.
고지혈증을 일으키는 인자는 콜레스테롤과 중성지방(트리글리세라이드)등인데 콜레스테롤이 특히 문제가 된다.
◇콜레스테롤 폐해=콜레스테롤은 혈중 단백질과의 결합형태등에 따라 HDL콜레스테롤·LDL콜레스테롤·VLDL콜레스테롤·카일로마이크론등으로 구분된다. 이중 몸에 해로운 것은 저밀도지단백(LDL) 콜레스테롤로 주로 동물성지방의 섭취가 과다할때 핏속에 다량 축적돼 문제를 일으킨다.
서울대의대 박영배교수(내과)는 『흔히 성인병의 주범이라 일컫는 동맥경화증이 바로 이 LDL콜레스테롤에 의해 일어난다』고 말했다.
즉, 수도관에 노페물이 쌓이듯 혈관벽에 LDL콜레스테롤이 달라붙기 시작하면 혈관지름이 점차 좁아져 협심증등이 일어나고 아예 혈관이 막혀버리면 심근경색이나 뇌경색등이 일어난다.
특히 동맥경화가 관상동맥이나 뇌혈관에 일어나면 사망을 면키 어렵다.
박교수는 『흡연·고혈압과 함께 콜레스테롤은 동맥경화증의 「3대 위험인자」로 꼽히고 있다』며 『이들 요소를 두루 갖춘 40대이후의 남자들은 동맥경화로 인한 각종 성인병에 철저히 대비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고지혈증의 예방과 치료=혈중 콜레스테롤치는 정상인의 경우라도 나이가 듦에따라 증가하는 경향이 있다. <표참조>
국내에 아직 통일된 위험기준치는 마련되지 않았지만, 일부 병·의원등이 추천하는 위험기준치가 너무 높게 잡혀있다는 것이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즉 전반적으로 동양인의 혈중 콜레스테롤치가 서양인에 비해 낮음에도 불구, 국내 상당수 병·의원들이 위험치를 2백50∼2백70mg(1백㎖당)으로 설정, 미국의 2백40mg, 일본의 2백20kg보다 오히려 높게 잡고있다.
대부분의 전문가들은 인종·식사습관등을 고려할 때 일본과 같은 2백20kg이 위험경고치로 채택돼야할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고지혈증의 예방과 치료를 위해서는 콜레스테롤이 많은 음식을 피하고 적당히 운동을 해야 한다.
서울대의대 채범석교수(생화학)는 『콜레스테롤 섭취는 하루평균 3백mg을 넘지 않는 것이 좋다』며 『특히 건강진단 결과 고지혈증으로 경고받은 사람은 음식 하나하나에 신경을 써야 한다』고 말했다.
술자체는 고지혈증과 큰 관계가 없으나 기름진 안주를 너무 많이 먹기 때문에 문제된다.
조깅·걷기. 수영등의 운동역시 혈중 콜레스테롤치를 낮추는데 식이요법 이상의 효과가 있다.
연세대의대 황수관교수(생리학)는 『고지혈증이 심하지 않다면 운동만으로도 콜레스테롤치를 정상으로 떨어뜨릴 수 있다』며 『에어로빅이나 자전거타기·조깅·수영등 자신에게 적합한 유산소운동을 골라 가볍게 꾸준히 실시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운동의 원칙은 하루 30∼40분 정도로 봄·가을 기준, 등에 땀이 약간나고 숨이 약간 찰 정도가 가장 좋다. 고지혈증 환자들은 대개 비만이나 고혈압등 다른 성인병을 동반하는 경우가 많으므로 운동시 무리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운동은 주3∼4회정도 꾸준히 해야 효과가 있다. <김창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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