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경련 회장 윤곽 잡히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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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경제인연합회의 다음 수장은 누가 될 것인가.

전경련 회장단 회의는 21일 열릴 전망이다. 27일 총회에 추천할 차기 회장 후보를 정하는 비공개 모임이다. 총회가 불과 1주일 남아 이번 회의에서 반드시 후보를 정해야 할 상황이다. 그러나 후보를 낼 수 있을지에 관해 재계에서는 비관론이 우세하다.

전경련의 강신호 현 회장은 3연임을 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6일 밝혔다. 그 뒤 조건호 상근 부회장은 주요 그룹 총수와 구조조정본부장 등을 만나 누가 전경련 회장에 적합한 인물인지 의견을 들었다. 조석래 효성 회장, 김승연 한화 회장, 조양호 한진 회장, 박삼구 금호아시아나 회장 등이 자주 거론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당사자들은 직.간접으로 나서지 않겠다는 의사를 밝혀 왔다. 이번 회장단 회의에서 차기 회장 후보를 정하기 힘들다고 보는 이유다. 그룹 총수들이 전경련 회장을 더욱 기피하는 데는 올해 대선이 한몫한다는 중론이다. 누가 대통령이 될 지 모르는 상황에서 정부.정치권과 맞설 일이 생기기 쉬운 재계 대표로 나서봐야 이로울 게 없다는 판단이다.

회장단 회의에서 후보를 정하지 못하면 전경련은 회장단 일부와 재계 원로 등 7~8명으로 후보 추대위원회를 만들어 회장 감으로 거론된 총수들을 직접 방문해 설득할 방침이다. 그러나 이 역시 성과를 거둘지는 미지수다. 적임자가 나서지 않을 경우 '대안이 없다'는 이유로 강신호 현 회장이 다시 회장직을 맡는 일을 우선 점칠 수 있다. 아니면 '회장 유고 때 회장단 중 가장 연로한 인물이 맡는다'는 규정에 따라 조석래(72) 효성 회장이 회장 직무 대행을 할 가능성도 있다.

권혁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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