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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손안에 ‘쏙’ 들어온 상큼한 그녀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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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2일 오후 3시 59분. 서울 강남구 논현동에 위치한 위성 DMB 방송국 '채널 조인스' 안은 1분 앞으로 다가온 생방송 준비로 한창 분주하다. 이윽고 ‘ON AIR' 신호판에 불이 켜지고 시그널 음악이 울려 퍼진다. 3평 넓이의 라디오 부스 안에선 뽀얀 피부에 큼지막한 눈을 가진 한 여자가 머리 크기만 한 헤드셋을 걸친 채 톡톡 튀는 목소리로 원고를 착착 읽어 내려간다. 그녀는 ‘국내 1호’ DMB 아나운서인 김묘성(25)씨다.
예전과 달리 ‘DMB폰’이나 ‘PMP’가 ‘MUST HAVE’품목으로 자리매김한 요즘, DMB 아나운서에 대한 관심도 덩달아 높아졌다.

“아직 아나운서 경력이 1년 정도 밖에 안 된 햇병아리지만, 순발력만큼은 자신 있어요. 애드리브는 마빡이 못지않죠”라고 말하는 그녀. 불과 2년 전까지만 하더라도 김씨 또한 여느 또래들처럼 아나운서에 대한 막연한 동경만을 가지고 있었다. 하지만 서울여대 재학시절, 학교홍보대사인 ‘바롬이’ 활동을 시작하면서 꿈은 조금씩 현실로 바뀌었다. 그녀는 “입시설명회나 화보촬영, 학교축제 등의 크고 작은 행사를 맡으면서 진행에 대한 ‘감’을 차근차근 쌓았다”고 말한다. 뿐만 아니라 언론영상을 복수전공으로 선택해 방송과 관련된 이론적인 분야도 착실히 공부했다.

‘꿈은 꿈꾸는 자만의 특권’이라고 했던가.

졸업을 앞둔 2005년 11월 김씨는 한국 DMB 방송국(1to1)에 당당히 합격, 아나운서로써의 첫 발을 내딛는다. 물론 경쟁률이 만만치 않았다. “당시 아나운서 1명을 뽑는데 무려 400여명의 지원자가 몰려들었다”는 것이 그녀의 귀띔이다. 짝짓기 프로그램인 ‘러브 러브팅’으로 첫 전파를 탄 그녀는 100여 쌍의 커플을 탄생시키며 젊은 DMB족들의 인기를 한 몸에 받는다. 인터넷에 정식 팬 카페도 생겼다.

현재 위성 DMB ‘채널 조인스’로 방송국을 옮긴 김씨는 아침 생활 정보 프로그램 ‘모닝비타민’과 오후 4시부터 8시 사이 매시 정각에 방송되는 ‘조인스브리핑’을 진행하고 있다.

DMB아나운서는 만능재주꾼

그렇다면 DMB 아나운서가 갖추어야할 자질은 무엇일까?
그녀는 ‘순발력’과 ‘다재다능함’을 꼽았다.
김씨는 “DMB 방송의 경우, 짧은 프로그램이 자주 편성되는데 주어진 시간동안 시청자들의 이목을 사로잡기 위해서는 짜여 진 대본에 의지하기 보다는 적시적소에 촌철살인의 한 마디를 던질 수 있는 것이 포인트”라고 전한다. 또 DMB 방송은 1인 미디어적 성향이 강하다보니 아나운서에게 단지 좋은 ‘목소리’만 요구되는 것은 아니다. 그녀는 원고작성, 프로그램 기획, 콘텐츠 제휴, 음향 기기조율 등 방송이 전파를 타기 까지 전반에 걸쳐 참여하고 있다. 아울러 정치, 경제, 스포츠 등 뉴스 성격에 따라 다른 배경, 다른 복장, 다른 분위기를 연출해내는 미적 감각도 필요하다. “매체의 성격이 다른 만큼 기존의 아나운서가 하는 역할만으로는 DMB 방송에서 살아남을 수 없다”는 것이 김씨의 지론이다.

‘낯섦’이 DMB의 가장 큰 매력!

그녀가 여타의 매체를 뒤로 한 채, DMB라는 신생매체를 선택한 가장 큰 이유는 ‘잠재적인 발전 가능성’ 때문이다. 김씨는 “아직은 큰 주목을 받고 있지 못하지만 새로운 미디어인 만큼 미개척 분야가 많아 전망이 밝다”고 설명한다. 기본 급여는 대기업 대졸신입 평균연봉 수준이다. 2개의 프로그램을 주 5일간 진행하고 있는 김씨의 경우, 대략 2,000만원 안팎의 연봉을 받고 있다. 하지만 성과에 따라 다소 차이는 있다.

“실력은 높게, 자세는 낮게라는 좌우명에 걸맞게 행동하며, 사람들의 손 안에서 입가로 웃음을 전달해 주고 싶다”는 김묘성씨. 그녀가 앞으로 만들어 나갈 ‘DMB’ 속 세상이 궁금해진다.

신동민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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