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쿠데타때 항쟁촉구 방송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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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1면

보리스 옐친 러시아공화국 대통령의 유일한 여성보좌관인 갈리나 스타로보이토바(45)가 지난달 소련에서 일어났던 군부쿠데타에 항거하는 과정에서 펼친 눈부신 활약상이 화제가 되고있다.
쿠데타 당시 스타로보이토바는 휴가차 런던에 가있어 군중들과 함께 현장에서 쿠데타를 직접 몸으로 막아내지는 못했다.
그러나 그는 런던에서 쿠데타 소식을 전해들은 이후 수시로 BBC 뉴스프로그램에 출연, 서방인들의 원조를 청하는 한편 BBC 러시아어방송을 통해 다른 언론매체가 모두 통제된 상태하의 소련인들에게 사태의 진상을 알려 쿠데타에 대한 항쟁을 촉구했던 것.
그는 또 대처여사를 방문, 고르바초프 연방대통령의 신변파악을 위해 결성된 국제위원회를 이끌어줄 것을 부탁하는등 소련사태에 대한 국제적 관심을 모으는 일에 온 힘을 기울였었다.
이처럼 소련사태 정상화에 큰 몫을 담당한 스타로보이토바가 정계에 입문한 것은 2년전. 80여편의 논문을 발표한 사회학자이면서 민족문제 전문가인 그를 옐친대통령이 자신의 민족문제담당 보좌관으로 전격 스카우트하면서부터다.
소련 최고회의 대의원의 5%만이 여성이고 고르바초프대통령의 행정부엔 그와같은 위치에 오른 여성각료가 단 한사람도 없다는 점등에서 미루어 볼 때 스타로보이토바의 존재는 소련정계에서 매우 독보적인 것. 그러나 그는 이에대해 『국내 정치상황이 너무 심각해 내가 가는 학문의 길을 잠시 접어둔 것일뿐』이라며 담담한 반응을 보인다.
자신이 보좌하는 옐친대통령을 『매우 종교적이고 도덕적인 인물』이라고 평하는 스타로보이토바는 최근 문제가 되고있는 소련내 개개 민족 공화국들의 독립움직임에 대해서는 적극적인 찬성론을 펴고 있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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