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스포츠 꿈나무 육성 약속 지킨 평창 고마워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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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내년에도 다시 한국에 오고 싶습니다."

15일 밤 강원도 평창군 용평리조트에서는 '드림 프로그램' 참가자 송별회가 열렸다. 세계 33개국에서 온 143명의 청소년은 2주간의 스키 강습을 마치고 떠나야 한다는 사실이 못내 아쉬운 듯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이들은 아프리카나 중남미 등 기후나 경제적인 여건으로 겨울스포츠가 발달하지 못한 나라에서 스키를 배우러 온 청소년이다.

드림 프로그램은 2010년 겨울올림픽 유치전을 벌일 당시 강원도가 국제올림픽위원회(IOC)에 겨울스포츠 확산을 위한 이행계획으로 제시한 겨울스포츠 꿈나무 육성 프로그램이었다. 비록 2003년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총회에서 밴쿠버(캐나다)에 3표 차로 밀려 올림픽 유치에는 실패했지만 2004년부터 매년 실시해 오고 있다.

김진선 강원도지사는 "올림픽 유치에 실패했다고 해서 드림 프로그램을 버릴 수가 없었다. IOC와의 약속을 지키려 노력했고, 그것이 2014년 대회 유치를 위한 밑거름이 된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드림 프로그램 참가자들은 마침 2014년 겨울올림픽 유치 도시 실사를 위해 평창에 온 IOC 조사평가단 앞에서 그동안 배운 스키 실력을 뽐내기도 했다. 평창에 오기 전까지는 눈을 본 적도 없던 이들 청소년은 제법 날렵한 동작으로 슬로프를 미끄러지듯 내려오며 2주 동안 갈고닦은 실력을 펼쳐 보였다. 평가단원들은 손뼉을 치며 좋아했고, 참가자들과 일일이 악수를 하기도 했다. IOC 조사평가단은 평창 유치위원회의 잘 준비된 프레젠테이션, 강원도민들의 뜨거운 유치 열기, 4년 전보다 월등히 좋아진 시설 등에 좋은 인상을 받은 데다 4년째 성실히 이행하고 있는 드림 프로그램을 눈으로 확인하고 흐뭇한 표정을 지었다.

아프리카 코트디부아르에서 온 프랑크 올리비에(15.학생)군은 반짝이는 눈으로 "평창의 날씨가 너무 추워 감기에 걸렸지만 스키를 타는 게 무척 재미있다. 돌아가서 친구들에게 자랑하겠다"고 말했다. 레바논에서 온 조지스 마타(15.학생)군은 "레바논에도 스키장이 있지만 한국 스키장은 규모도 크고, 경치도 아름답고, 눈 상태도 무척 좋다"며 "내년에도 불러주면 반드시 오고 싶다"고 했다.

평가단의 호세 루이 마르코(아르헨티나) 위원은 "평창에서 우리나라 아이들이 수준 높은 스키 교육을 받고 있는 모습을 보니 기분이 좋다"며 "좋은 프로그램을 마련해 줘 정말 고맙다"고 말했다.

평창=신동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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