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인봉 "오늘 이명박 관련 자료 공개할 것"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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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전 대표가 사주한 것처럼 말하는데 그쪽 캠프에 가면 왜 저렇게 변하나."(박 전 대표 측 이혜훈 의원)

정인봉 전 의원이 촉발한 '이명박 검증논란'이 한나라당을 이전투구의 늪에 몰아넣고 있다. 정 전 의원은 "15일 열리는 당 윤리위에서 출석해 소명을 한 뒤 기자회견을 통해 이명박 전 시장 관련 자료를 공개할 예정"이라고 14일 밝혔다. 그는 "윤리위에 자료를 내게 되면 어차피 내용이 알려질 수밖에 없어 공개를 결정했다"고 말했다. 자신의 행동이 개인적 차원이란 점을 강조하기 위해 박 전 대표의 법률특보직도 내놓겠다고 했다.

정 전 의원은 자료의 내용에 대해 함구하고 있다. 하지만 국회 주변에선 이 전 시장의 재산 축적과정과 명의신탁 재산 은닉 의혹이나 1996년 총선 선거법 위반사건 관련일 가능성이 크다는 얘기가 떠돌고 있다.

이 전 시장 측은 펄펄 뛰었다. 정두언 의원은 이날 국회 기자실에서 마이크를 잡고 "박 전 대표 측에서 설 여론 반전을 위해 치밀히 기획된 시나리오에 따라 정치공작을 벌이고 있다"며 "당원과 국민은 퇴행적인 정치행태를 준엄히 심판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정 전 의원을 2002년 대선 당시 '병풍'의 주역인 김대업씨에 빗대어 '정대업'으로 부르며 "어떤 검증도 자신 있다"고 목청을 높였다.

이 전 시장의 측근인 이재오 최고위원도 "정 전 의원은 박 전 대표 캠프의 하수인일 뿐"이라며 "박 전 대표 측이 설을 앞두고 무조건 이 전 시장을 흠집 내려는 베트콩식 공세를 펴고 있다"고 주장했다.

방미 중인 박 전 대표는 "공개하지 않기로 약속을 했기 때문에 (정 전 의원이) 옳은 행동이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는 "있지도 않은 사실로 흠집을 내는 네거티브는 절대 있어선 안 되지만 당이 또 실패해선 안 된다는 차원에서 검증은 필요하다"고 덧붙여 여운을 남겼다.

정 전 의원을 조사할 당 윤리위의 인명진 위원장은 이날 "공정한 심사를 위해 윤리위원 가운데 박 전 대표 측 인사인 유승민.이혜훈 의원은 스스로 거취를 결정해 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 의원은 인 위원장이 이 전 시장과 가깝다고 보고 "인 위원장부터 물러나라"고 반박했다.

김정하.남궁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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