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으로 춤무대 감흥 즐긴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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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5면

유럽과 미국을 중심으로 활동중인 현대무용가 김현옥씨(37)가 9월3일 오후7시 주한 독일문화원 강당에서 「현대 음악과 춤」을 주제로 열리는 공연및 토론회에서 국내에는 아직 잘 알려지지 않은 「비디오 댄스」를 선보인다.
무용과 비디오아트를 접목시킨 비디오 댄스란 극장무용공연의 감흥을 영상으로 즐길수 있게끔 만든 것. 일반무용공연에서는 관객들이 무대 정면에서만 감상하게 되지만 비디오 댄스의 경우는 카메라가 상하 좌우 앞뒤로 자유로이 움직이며 작품을 보여줄뿐 아니라 편집기법에 따라 무대에서는 볼수없는 효과를 낼수 있어 일반공연과 크게 다르다.
김씨는 이번에 재독작곡가 윤이유씨의 음악을 사용한『밤이여 나누라』를 비롯해『암탉의 시간』 『숨겨진 추억』등 6작품을 소개한다.
『비디오 아티스트 백남준씨는 이미 여러해 전 비디오댄스가 무용활동의 주류를 이루고 무대공연은 부수적이 되는 시대가 멀지 않았음을 예견했다』고 말하는 그는 『1회적인 무용공연보다 관객의층을 얼마든지 더 늘릴수 있는 것이 비디오 댄스의 중요한 강점』이라고 설명한다. 음유시인들이 사라지면서 시집발간이 일반화되고 연극보다 영화관객이 폭발적으로 늘어났듯이 무용에서도 비디오 댄스의 대중화 시대가 곧 열리게 된다는 얘기다.
비디오 댄스 제작 기간과 비용은 경우에 따라 크게 다른데 90년4월부터 지난5월까지 컬러및 흑백필름으로 스튜디오와 바닷가에서 촬영한『밤이여 나누라』의 경우는 약3천만원이 들었다고. 원래 윤이유씨의 치열한 예술혼을 기리는 뜻에서 이 세계적 작곡가에게 바치고자 만들었다는 이 작품은 지난 6월 독일프랑크푸르트에서 열린 「댄스 스크린 페스티벌」에서 초연되었는데 미국·독일·이탈리아·스페인등 각극 TV방송사들이 방송계약을 요청해왔다.
김씨는 고정관념에서 쉽사리 벗어나지 못하는 사람들은 비디오 댄스에 대해 『그냥 비디오 아트일뿐 무용예술은 아니다』고 거부한다면서『일반인들의 생활과 밀착된 비디오를 활용해 좀더 삶속에 깊이 파고드는 무용도 중요하지 않느냐』고 반문.
9월3일 이만방교수(숙대)사회로 진행되는「현대 음악과 춤」프로그램에는 독일출신 무용가 안넬 다비드가 박창수씨 작곡 『전달의 새로운길』에 맞춘 솔로공연도 포함돼 있는데 비디오 댄스 상영및 이 공연이 끝난뒤 관객들과 출연자들의 토론순서가 이어진다. <김경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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