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3F·욘토라' 사업이 뜬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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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3면

'일본에서 올해부터 '3F' 또는 '욘토라'라 불리는 산업들이 호황을 누릴 것이다.'

삼성경제연구소가 12일 이러한 전망을 내놨다. 이른바 '단카이(團塊) 세대'의 퇴직이 미칠 영향에 관한 예측이다.

이 세대가 올해부터 회사 정년인 60세를 맞으면서 일본에서 대량 퇴직이 예고된다. 퇴직금 규모가 지난해 총 10조7000억엔(약 82조원)에서 올해는 15조2000억엔(117조원)로 늘어날 것으로 추산된다. 보고서는 단카이 세대가 퇴직금 등을 어디에 쓸 지를 분석했다. 다음은 보고서 요약.

단카이 세대는 이른바 3F.욘토라 사업에 많은 돈을 쓸 것이다. 3F는 펀(Fun).패밀리(Family).퓨쳐(Future)를 뜻한다.

은퇴자들이 즐길 여행.골프(Fun), 전원주택.애완동물(Family), 자산운용.평생학습(Future) 등이다.

또 '욘토라'는 '토라'또는 '도라'로 시작되는 여행.드라마 등 네 분야를 일컫는다.

단카이 세대의 퇴직금이 이런 분야에 풀리면서 일본의 내수는 활성화될 것이다. 그러나 한편에서 일본 기업들은 숙련 기술자인 단카이 세대가 일시에 물러나면서 노하우와 경험이 단절될까 우려한다.

또 단카이 세대가 모두 퇴진하면 일본의 노동 인구는 180만명 줄고, 이에 따라 부양받는 인구 비율이 2005년 20%에서 2015년엔 25%로 증가한다.

일본 정부도 단카이 세대의 퇴직에 따른 부작용을 줄이려고 대비해 왔다. 2004년 고용안정법을 개정해 정년을 60세에서 65세로 늘리거나, 60세 정년 이후 재고용을 하도록 했다. 강제 조항은 아니고 기업이 알아서 적당한 방법을 택하도록 했다. 그러나 많은 기업들이 인건비 부담 증가 등의 이유로 정년 연장 을 꺼린다.

한국도 1955~1963년 태어난 베이비 붐 세대가 2010년부터 55세 정년을 맞으면서 대량 퇴직이 예상된다. 정년 연장 등이 불가피할 수도 있다. 정년을 연장해도 신입사원 채용에 영향이 없도록 정부가 기업 규제를 풀어 일자리를 많이 창출해야 한다.

권혁주 기자

◆ 단카이 세대=1947~1949년 일본의 베이비 붐 시기에 태어난 사람들. 683만명으로 바로 앞서 태어난 1944~1946년생보다 50% 가량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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