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의 조국인 한국은 내 마음의 고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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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7면

『국립묘지에 있는 남편의 묘소부터 찾으려합니다. 독립기념관에 가서 남편의 손때 묻은 지휘봉도 만져보고 싶고요.』
『애국가』 작곡자 안익태(1905∼1965)의 미망인 안롤리타 여사(75)가 큰딸 엘레나 씨와 함께 21일 내한했다.
문화부가 지정하는 「이 달의 인물」에 8월의 인물로 안익태가 선정됨에 따라 문화부·안익태 기념사업회 초청으로 한국에 온 안 여사는 31일까지 머무르며 학술세미나·사진전시회· 음악회 등 일련의 안익태 기념행사에 참석할 예정이다.
23일 삼익악기홀에서 한국작곡가협회 주최로 열리는 학술세미나에서는「안익태의 생애」 (김경래), 「안익태선생 작품분석」(정윤주) 등의 논문이 발표되며 26일 국립중앙극장 대극장에서 열리는 「안익태의 달 기념음악회」에서는 김만복 씨 지휘로 KBS교향악단이 『한국환상곡』 등 안씨의 대표작 다섯 곡을 연주한다. 한편 안씨의 생전 음악활동 모습을 담은 「안익태 사진전시회」도 31일까지 덕수궁전시관에서 열리고 있다.
『비록 몸은 조국인 스페인에 머무르고있지만 한국은 언제나 제 마음의 고향으로 자리잡고 있습니다. 빨리 남편 묘소에 가 붉은 꽃 한송이 꽂고 싶습니다.』
고령과 긴 여정에도 피로한 기색 없이 안여사는 빨갛게 물든 얼굴로 어서 남편 묘소에 가보고 싶다고 했다.
1946년 안씨와 결혼, 20년을 같이 살았던 안여사는 안씨와의 사이에 엘레나·세실리아·레오노르 등 세 딸을 두고 있다.
『남편의 조국은 곧 내 조국 아니겠습니까. 여생을 한국에서 보내고 싶습니다』며 82년 한국으로 거처를 옮겼던 안 여사는 83년 말 다시 딸들과 함께 살기 위해 스페인으로 돌아갔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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