꼬리무는 고르비 쿠데타 연루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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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셰바르드나제 이어 그루지야공 대통령도 주장/“수도 비운건 잘못” 인기만회 「흑심」추측
고르바초프 대통령의 권좌 복귀를 앞두고 그의 옛친구인 예두아르트 셰바르드나제 전외무장관과 즈비아드 감사후르디야 그루지야공화국 대통령 등이 고르바초프의 쿠데타 연루설을 주장,파문을 일으키고 있다.
연방군에 포위돼 긴박을 더해가고 있던 러시아공화국 의사당에 나타나 박수갈채를 받은 셰바르드나제 전장관은 의사당에 운집한 군중들을 상대로한 연설에서 다시 한번 고르바초프가 쿠데타 음모에 가담,또는 주동적 자세를 보였다고 비난했다.
앞서 세차례나 고르바초프의 음모 가담설을 꺼낸바 있는 세바르드나제 전장관은 이날도 『고르바초프가 이번의 음모에 관련돼 있다면,만약 그가 손을 더렵혔다면 그는 인민들에게 답해야 할 것』이라는 주장을 거듭했다. 그는 이날밤 프랑스의 TF­1TV 방송과의 회견에서도 고르바초프가 희생자이지,이번 음모의 선동자가 아니기를 믿고싶다면서 『만일 그가 선동자라면 그는 자신의 신체적·도덕적·정치적 사망증명서에 서명한 것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회견에서 셰바르드나제 전장관은 연루설에 관한 증거가 없지 않느냐는 주장을 예상한듯 대통령이 주의와 예지력을 결여했다는 점을 지적하면서 『고르바초프가 수도를 떠나 직무를 벗어나 있던 것은 분명히 중대한 잘못』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감사후르디야 그루지야공화국 대통령도 미국 CNN 방송과의 회견에서 연루설을 제기,고르바초프 대통령이 떨어져가는 대중적 인기를 만회하기 위해 이번 쿠데타를 조종한 것 같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부시 대통령은 『말도 안되는 소리』라고 일축했다.
부시 미 대통령은 『나는 그같은 소리를 1백% 믿지 않는다』고 거듭 분명히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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