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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자치령으로 남느냐 51번째주로 편입이냐|갈림길에 선 푸에르토리코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0면

카리브해의 조그만 섬 푸에르토리코가 미국연방의 51번째로 가입할 것이냐는 문제를 놓고 야당이 유엔신탁통치위원회에 청원을 하는 등 진통을 겪고있다. 3백50만 인구의 소국 푸에르토리코는 지난52년부터 39년 동안 미연방의 한 주로 가입하기 이전의 상대인 「자유연합주(Common Wealth)」라는 특수한 지위를 갖고 미국의 한 부속 영토로 존재해 왔다.
그러나 내년선거를 앞두고 현상유지를 바라는 집권대중민주당과 미국의 51번째주가 되자는 신 진보당, 그리고 미국으로부터 독립하자는 일부 민족주의자들이 치열한 정치논쟁을 벌이고 있다.
푸에르토리코의 분위기는 50년대에 강력했던 독립주의자들에 대한 지지율이 불과 1%에 머무르는 등 민족주의자들이 날로 쇠퇴하고 있는 가운데 현재처럼 자치권을 갖는 자유연합주의 지위 유지를 주장하는 집권당과 미국의 한 주가 되자는 야당간의 주장이 대세를 이루고 있다.
현상 유지파들은 현재의 푸에르토리코 지위가 푸에르토리코의 스페인 둔화를 유지시키며 미국과의 밀접한 관계로 경제적 이익은 볼 수 있다고 주장했다.
푸에르토리코는1898년 미·스페인 전쟁에서 승리한 미-스페인으로부터 할양 받은 영토로 대부분의 주빈이 스페인계이며 공식언어도 스페인어다.
집권당의 라파엘 헤르난데스콜론주지사는 이 같은 허스패닉계의 전통을 유지하면서 미연방의 자유연합주라는 특수지위로 얻어지는 경제적 이익을 계속 취하자는 주장이다.
푸에르토리코는 미국과의 연방관계 협정에 따라 자유연합주라는 독특한 지위를 부여받아 ▲미국의 주가 아니면서도 참정권은 없지만 시민권이 부여되고 ▲주민들은 미연방으로부터 조세를 면제받는 반면 ▲사회복지혜택은 미 본토 국민들과 똑같이 받고있다.
이 같은 사회복지혜택은 푸에르토리코 국민총생산의 30%인년 77억 달러에 이르고 있다. 이곳에 투자한 미 기업들도 면세혜택을 받게 된다. 이는 미 기업들이 푸에르토리코에 활발히 투자, 푸에르토리코의 경제를 발전시키는 원인이 됐다.
국민소득 5천8백달러 (89년 기준)의 현 생활수준이 이 같은 특수한 지위에서 비롯된 것인 만큼 이를 포기함 경우 경제가 악화된다는 것이 집권당의 주장이다.
미국의 한 주로 편입할 경우 주민들이 소득세를 내야하고 면세혜택을 못 받는 미기업들이 투자를 꺼릴 것이기 때문이 주 편입은 매국이란 주장도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주 편입주의자들은 면세혜택 폐지로 인한 손실은 부국인 미국의 일부가 됨으로써 증가될 기업활동으로 만회될 수 있으며 복지혜택은 연30억달러가 늘게되고 주민들이 미국대통령선거에 투표권을 행사하고 미연방정부에 상·하원을 내보낼 수 있는 등 경제·정치적 이익을 강조하고 있다.
페드로 로셀로 신진보당수는 주지위 획득이 가난한 푸에르토리코에 최대의 봉사가 될 것이라며 『미국에 합류해 경제가 후퇴한 나라가 없었음』을 지적하고 있다.
신진보당은 푸에르토리코의 주지위 습격을 의해 의회 등 미국과 직접 협상이 실패하자 유엔신탁 통치 위에 청원서를 내 미국에 압력을 행사해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미국의 한 주가 될 것인지를 둘러싼 여야의 논쟁에 주민들의 여론은 우열을 가리기 힘들 정도로 분열되어 선거결과를 점치기 어렵다.
미국은 계속되어온 푸에르토리코 지위논쟁에 대해 부시대통령이 89년 의회의 취임연설에서 이 문제에 대한 주민투표를 제의하며 주 승격을 지지했었으나 최근엔 별 관심을 보이지 않고 있다.
푸에르토리코의 주민투표 성향이 민주당지지로 나타나 있기 때문에 주가 되면 상원의원2명·하원6명을 민주당에 더해줄 것을 우려하기 때문이다.
푸에르토리코는 미국에 할양된 후 52년 국내문제에 완전 자치권을 갖는 자유연합주가 됐다.
50·60년대에 민족주의자들은 독립투쟁을 하며 트루먼대통령 암살을 기도하고 미의사당을 점거, 의원 5명을 부상시키기도 했다. 그러나 미국과의 밀접한 관계로 경제가 좋아진 후 67년 국민투표에선 독립주의자들이 1% 지지밖에 얻지 못하고 현재의 지위를 유지하자는 안이3대2로 주 편입안을 늘러 현재에 이르고 있다.
현상유지냐, 주편입이냐의 논쟁은 내년 선거로 판가름날 때까지 계속될 것 같다.
【뉴욕=박준영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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