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든 평생 그린 통영의 쪽빛 바다… 원로화가 전혁림 米壽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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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9면

원로 화가 전혁림(88)씨는 평생을 고향인 경남 통영에 살며 쪽빛 바다의 원시적 아름다움을 화폭에 담아 왔다. 한국의 자연으로부터 채집한 그 색채는 이제 전통 단청이나 민화의 강렬한 색감과 접붙어 한층 무르익은 한국적 색면 추상을 이루고 있다.

작업실에만 묻혀 지내던 화가가 미수(米壽)를 맞아 모처럼 독특한 기념전을 마련했다. 지난 25일 막을 올려 12월 14일까지 경기도 용인시 기흥읍 영덕리 이영미술관(관장 김이환)에서 열리는 '전혁림의 여든여덟-목기와 그림의 만남'전이다. 전씨의 작품을 1백여점 모았을 만큼 애호가를 자처하는 김이환 관장이 노화가의 창작열에 불을 지핀 사람이다.

이번 미수전은 전시 제목처럼 목기와 그림의 만남이면서 또한 소장가와 화가의 만남으로 화제를 모으고 있다. 평소 등잔이나 함지 등 생활 목기류를 수집해온 김관장이 전혁림씨에게 그 목기에 그림을 그리도록 부탁했고 화가는 흔쾌히 새 작업에 도전했다. 이미 도자기나 목조 등 입체 작품을 해온 전씨는 오방색 붓을 놀려 아기자기한 문양들로 목기를 수놓았다. 031-213-8223.

정재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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