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ek&] 경제력 우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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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혼' 희망자들의 결혼 조건은 초혼 때와 다른 경우가 많다. 상당수의 남녀가 상대의 경제력에 높은 점수를 준다. 5월 재혼을 앞둔 김신희(가명.약사)씨도 결혼 상대를 고를 때 경제력을 눈여겨 봤다고 털어놨다. "나이가 있다보니 경제적 기반이 가장 중요하더라고요. 전 남편과도 돈 문제로 갈등이 있었죠. 대신 상대의 가정환경이나 학력은 크게 신경쓰지 않았어요."

결혼정보업체 '듀오'의 이권희 재혼팀장에 따르면 김씨와 같은 재혼 희망자가 많다고 한다. 이 팀장은 "초혼과 달리 자영업.임대사업 등에 종사하는 남성이 인기"라며 "전문직 여성이 자신보다 학벌이 떨어지는 남성과 결혼하는 경우도 왕왕 있다"고 했다. 이 업체가 지난해 재혼 희망자 427명을 조사한 결과 여성 응답자의 25.5%(이하 복수응답)가 '사업가.자영업자'를 이상적인 상대 직업으로 꼽았다. 초혼 여성은 응답자의 13.9%만이 같은 답을 했다.

자녀 양육도 재혼에 있어 중요한 문제다. 여성의 경우 딸보다 아들이 있을 때 상대를 구하기가 어렵다. 이혼 경험이 있는 김모(36)씨는 다섯 살 딸을 키우는 부인과 올 초 결혼했다. 김씨는 "아내가 딸을 키웠기 때문에 서로 적응하는 데 더 편했다. 만약 아들을 키웠다면 상속.호적 문제 등으로 망설였을 것 같다"고 말했다. 결혼정보업체 '행복출발'의 채성아 매니저는 "재혼 커플은 조건을 더 따지기 때문에 초혼보다 사귀는 시간이 더 길다. 하지만 교제 뒤 결혼까지 걸리는 시간은 초혼보다 빠르다"고 말했다.

홍주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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