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정 안누그러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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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9면

전전대통령은 영하30도까지 내려가는 백담사의 일을 회고해 그 감정의 깊은 사연을 비쳤다. 정총리가 두번째로 역사단절 불가논을 제기하자. 전전대통령은『그 얘기라면 그만두자』고 했고 세번째에는 아예 자리를 털고 일어났다.
전전대통령은 이장관이 『정총리의 말이 노대통령 뜻과도 같은 것이나 5공청산도 노대통령이 주장한 것이 아니라고 여겨진다』고 거들자 『아무리 집권초기의 대통령이라 힘이 없다해도 대통령이 「단절은 있을수 없다」고 했다면 정부·여당안에서 누가 5공청산을 부르겠었겠느냐』고 면박을 주었다는 것으로 총리실이 1시간여의 면담을 2O분이라고 줄여 발표한것도 이같은 전후사정때문.
노전종리는 이보다 앞선 6월에 연희동을 다녀갔는데 노대통령의 화해의사를 역시 간접으로 비췄다는것.
이에 전전대통령은 『총리시절과는 많이 달라졌다』는 말을 하면서 상당히 심하게 면박을 줬다는 것인데 6월말 도고온천에서 같이 골프를 친 것도 이때 너무 심하게 대했다는 생각때문이라고 한 측근은 전했다.
비슷한 시기에 연희동을 방문한 김장환목사는 백담사에 다녀온 적도 있어 노-전사이의 밀사역을 가끔 한 처지. 김목사는 기독교의 화해정신·용서의 정신을 얘기하면서 마음을 풀것을 은근히 권했으나 『목사님의 말씀이 늦었다』고 하면서 상당히 강한 반응을 보였다는 것. 김목사는 돌아와서는 『손톱도 들어가지 않더라』고 실토했을 정도였다.
○…청와대측은 늦어도 내년1월까지 노-전회동을 성사시키려고 부심하는데, 그래도 그때까지는 두사람사이에 화해가 이뤄져야 모양이 좋지 않겠느냐고 판단하기 때문.
한 여권인사는 노대통령이 여러가지 중요한 현안을 가지고 있지만 개인적으로는 가장 큰일이 그래도 전전대통령과의 관계등 친구들 문제가 아니겠느냐고 추측.
노대통령은 6월 방미때 숙제로 남아있던 정호용씨를 만나 지난번 의원직사퇴·후보사퇴에 따른 앙금을 씻으려고 했는데 어느정도 관계개선이 됐는지는 미지수.
청와대측은 나름대로 전전대통령과의 관계회복을 위해 권익현·안교덕·최평욱씨등을 기용했는데 연도동쪽에선 자기 사람을 빼돌리는 것으로 받아들일 만큼 일이 꼬여있다고 실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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