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이젤 비극' 주인공 플라티니 UEFA 회장 "폭력의 그림자 걷겠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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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8면

미셸 플라티니(52.사진)와 축구장 폭력은 끈질긴 운명으로 연결돼 있다.

지난달 26일(한국시간) 새 유럽축구연맹(UEFA) 회장으로 선출된 플라티니는 1985년 '헤이젤 비극'의 주인공이었다. 82년부터 이탈리아 유벤투스에서 활약했던 플라티니는 85년 리버풀과의 유러피언컵 결승전에 나섰다가 이 참사를 목도했다. 플라티니는 큰 충격을 받았다.

지네딘 지단(35)과 함께 프랑스 역사상 최고의 축구선수로 꼽히는 이 천재 미드필더는 86~87시즌 종료 후 은퇴를 선언했다. "85년의 그날 밤 나는 축구를 동경하는 마음이 사라졌다. 이후 나는 순수한 마음으로 축구를 좋아할 수 없게 됐다"는 것이 은퇴 이유였다.

이런 플라티니가 유럽축구 수장에 오르자마자 생애 가장 끔찍했던 악몽을 다시 직면하게 됐다. 그것도 자신이 선수생활의 전성기를 보낸 이탈리아에서다. 이번에도 플라티니는 경기장 폭력에 대한 '알레르기 반응'을 감추지 않았다. 그는 사고 다음날인 3일 "이탈리아축구연맹(FIGC)의 경기 중단 조치를 적극 지지하며, 축구에 어떠한 폭력도 개입돼서는 안 된다"는 성명을 냈다.

또 "유럽 축구에 드리워진 폭력이라는 어두운 그림자를 걷어내는 방법을 찾아야 할 것"이라며 UEFA가 경기장 폭력 종식에 앞장설 것을 약속했다. 플라티니가 눈앞에 닥친 '운명의 장난'에 어떻게 대처할지 관심거리다.

이충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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