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한국 대학생 커플?

중앙일보

입력

위기에 몰린 대학생 커플의 구원병은 인터넷전화?
최근 교환학생, 어학연수 등 해외에서 공부하는 대학생들이 늘어나면서 생겨난 신조어가 바로 ‘곰신남’이다. 외국에 간 여자친구를 기다리는 남자를 뜻하는 ‘곰신남’은 소위 ‘고무신(곰신)’을 신고 군대 간 남자친구를 기다리던 말이 변형되어 만들어진 새로운 단어다.
남학생들이 군대 등을 이유로 교환학생이나 어학연수를 다녀오는 비율이 여학생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은 반면, 여학생들은 점차 그 수가 늘어나면서 곰신남은 대학의 새로운 풍속으로 등장했다.
여자친구를 기다리는 곰신남은 물론, 남자친구를 해외에 보낸 여자 대학생(곰신녀)들 사이에서 최근 유행처럼 번지고 있는 것이 바로 인터넷전화. 비싼 국제전화비를 감당할 수 없는 대학생들이 언제 어디서나 해외의 남자친구, 여자친구들과 부담 없이 무제한 통화를 즐길 수 있기 때문이다.
친구들 사이에서 열렬한 곰신남으로 통하는 대학생 최 모(23) 씨는 여자친구가 지난해 영국으로 교환학생을 가면서 그리운 마음에 늘 휴대폰으로 국제전화를 이용하곤 했었다. 한 달이 지나자 그의 자취방으로 청천벽력 같은 통화고지서가 날아왔고, 그 이후로 매달 나오는 국제전화 요금은 언제부턴가 그에게 공포의 대상이 되었다.
하지만 얼마 전 인터넷전화를 사용하면서 그의 전화 요금이 현저하게 줄어들었다. 간단한 프로그램만 설치하면 PC를 통해 전 세계 어디서든지 무료로 전화를 할 수 있기 때문에 최 군 같은 장거리 연애커플에게는 획기적인 방법이었다.
양 모(23) 씨 역시 인터넷전화를 통해 장거리 연애에 성공한 케이스. 프랑스로 어학연수를 떠난 여자 친구가 휴대폰이 없어 항상 기숙사의 공중전화를 사용하기 때문에 항상 전화 대기상태에 있어야 했다. 더구나 시차까지 서로 달라 밤낮 없이 울리는 전화에 그는 남모를 불면증까지 안고 있었다.
24시간 휴대폰 앞에서 보초를 선 그의 정성에 하늘도 감복했는지 친구 소개로 설치한 스카이프를 이용하기 시작하면서 그의 생활도 점차 정상 궤도를 찾기 시작했다. 피치 못할 사정으로 인터넷을 쓸 수 없어도 착신 통화가 가능하기 때문에 바로 여자 친구에게 전화를 걸 수 있다. 그는 “인터넷에 접속해 있지 않거나, PC를 꺼두어도 휴대폰으로 전화가 연결되는 기능이 있어 편리하다”고 설명한다.
이처럼 요즘 대학가에서는 인터넷전화에 대한 관심이 부쩍 증가하고 있다. 인터넷전화는 텍스트 기반의 메신저와 달리 음성통화를 기본으로 영상 통화는 물론 일반 유선전화, 휴대폰과도 자유롭게 통화할 수 있어 20대의 폭넓은 지지를 받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1억7천만 명이 넘는 사용자를 확보하며 세계 최대 규모로 성장한 인터넷전화 스카이프(www.skype.co.kr)는 언제 어디서나 전 세계와 커뮤니케이션 하고 싶어 하는 젊은층의 구미를 확실하게 끌어당겼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해외에서 폭발적인 인기를 끌던 스카이프는 한국 도입 초기 해외 유학생들과 해외 기업과 거래하는 국내 기업을 중심으로 점차 알려지기 시작했다가 최근에는 다양한 연령층으로 이용자가 대폭 확산되며 인기를 얻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스카이프 회원은 지난해 4월 1억 명이었다가 올해 1월 1억7천1백만 명으로 늘어 8개월 만에 7천만 명 이상 증가했다.
이용법도 기존의 메신저 프로그램과 유사해 손쉽게 적응할 수 있다. 스카이프 사이트(www.skype.co.kr)에 접속해 프로그램을 다운받고 헤드셋이나 USB폰을 연결해 통화할 수 있다. PC간에는 무제한 무료 통화를 즐길 수 있고, 일반 유선전화나 휴대폰으로 전화를 걸기 위해서는 일종의 통화상품권인 스카이프 크레딧을 구매하면 된다. 이 경우, 미국으로 1분에 21원 가량의 통화료가 발생한다.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인터넷전화의 대명사인 스카이프는 웹캠을 통해 화상 통화까지 자유롭게 할 수 있다. 또한, 최대 열 명까지 동시에 대화할 수 있는 컨퍼런스콜을 통해 요즘 대학생들 사이에서는 인터넷전화를 통한 외국어 공부 학습법이 퍼져가고 있다.
세계 최고의 인터넷 강국 대한민국에서 인터넷전화가 얼마나 빨리 대중화 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조인스닷컴(join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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