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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FL, 해외 시장 '터치다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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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7면

미국 프로풋볼이 본격적인 해외 시장 공략에 들어갔다.

미 프로풋볼리그(NFL)는 2일(현지시간) 정규 경기 가운데 한 해 최대 두 게임을 해외에서 치르기로 결정했다. 구단주 투표 끝에 내린 결론이다. 프로풋볼을 전 세계로 보급하기 위해선 외국 현지에서의 흥행이 필요하다는 점에 인식을 같이한 것이다. 지극히 미국적인 운동으로 인식돼 다른 나라에선 거의 뿌리내리지 못한 미식축구가 전 세계로 뻗어나가는 계기를 마련하자는 취지다.

이에 따라 NFL은 일단 올 10월 28일 영국 런던 교외의 윔블리 스타디움에서 뉴욕 자이언츠와 마이애미 돌핀스 간의 정규 경기를 열기로 했다. 이 게임이 이뤄지면 북미지역 밖에서 열리는 최초의 NFL 정규 경기가 된다.

NFL은 그간 정규 경기가 아닌 시즌 전 시범 경기는 해외에서도 몇 차례 열어 왔다. 그러나 정식으로 미 프로풋볼의 승자를 가리는 정규 경기를 해외에서 치른 것은 2005년 단 한 번뿐이었다. 그것도 미국에 바로 붙은 멕시코의 수도 멕시코시티였다.

따라서 NFL 측은 외국, 그것도 영국에서 정규 경기를 연다는 점에 큰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미 프로풋볼과 경쟁관계인 럭비의 고향이 바로 영국이기 때문이다.

물론 회의론도 만만치 않다. 럭비.축구 등 다른 스포츠가 인기를 끌고 있는 외국에서 프로풋볼이 통할 리 없다는 얘기다. 그러나 NFL 측은 해외 진출을 낙관하고 있다. 9만 명이나 들어가는 런던의 윔블리 스타디움이 꽉 찰 것으로 기대한다.

2005년 멕시코시티 경기 때 예상을 넘어 무려 10만 명의 관중이 몰려왔지 않느냐는 것이다. 또 7~8시간의 비행을 마다하지 않고 달려갈 미국의 극성 팬도 1만 명이 넘을 것으로 예상한다.

게다가 독일.캐나다.멕시코 등에서도 앞으로 NFL 정규 경기를 유치하겠다는 뜻을 적극 타진해왔다. 미 프로풋볼이 세계로 뻗어나갈 청신호임에 틀림없다.

물론 이 같은 방향에 불만인 NFL 팬도 없진 않다. 비록 2경기밖에 안 되지만 열성팬의 입장에선 경기가 머나먼 외국에서 열리는 게 이만저만 불만이 아니다.

특히 특정 경기장에서 열리는 모든 게임을 볼 수 있는 시즌티켓을 구입한 팬의 불만은 더욱 클 수 있다. 이 중 한 경기가 해외에서 열리도록 결정되면 이를 못 보기 십상이다. 이 때문에 NFL은 올해 런던 경기를 보겠다는 시즌 티켓 구입자에겐 항공료를 지원해주는 방안까지 검토하고 있다.

뉴욕=남정호 특파원

미국 프로풋볼리그(National Football League)=미국의 32개 프로 미식축구팀을 관장하는 연맹으로 아메리칸 콘퍼런스(American Football Conference) 16개 구단과 내셔널 콘퍼런스(National Football Conference) 16개 구단으로 이뤄졌다. NFL은 두 콘퍼런스를 또다시 동.서.남.북 4개 지구로 나눠 경기를 진행한다. 각 지구에 속한 4개 팀은 16차례의 정규 경기를 치러 순위를 가린다. 매년 NFL의 최고팀을 가리는 수퍼보울에선 정규 경기 성적을 토대로 콘퍼런스별로 4개 지구의 1위 4개 팀과 패자부활전을 거쳐 올라온 2개 팀을 고른다. 콘퍼런스별로 6개 팀씩 모두 12개 팀이 콘퍼런스끼리 토너먼트식 경기를 벌인다. 결국 결승전인 수퍼보울에서는 두 콘퍼런스의 승자끼리 마지막 승부를 벌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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