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교육 생활관련 내용 대폭 늘려야-과학교육학회, 94년 시행될 교육과정개정안 토론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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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94년부터 시행될 예정인 제6차 교육과정개정안을 마련하기 위해 한국과학교육학회(회장 한종하)는 26일 교총강당에서 과학과 교육과정개정방향정립을 위한 토론회를 가졌다.
토론회에서 한국교원대 김범기교수는 「현행 과학과 교육과정의 실태와 문제점」이란 주제발표를 통해 『국민학교의 경우 자연교과서와 실험관찰교과서를 하나로 합쳐야 하며 삽화와 사진의 중요성을 감안, 전문가들을 참여시켜 보다 선명하고 알기 쉽게 이를 작성해야 한다』고 말했다.
중학교의 경우 교과서가 5종이나 되지만 모두가 획일적이고 비슷하다며 필자에 따라 특색 있는 교과서가 개발돼야 하고 고교에서도 학생들의 적성과 능력·진로가 다르므로 교과서도이점을 고려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교수는 또 『미래사회를 영위하는데는 과학지식이 매우 유용하고 필요하다』며 그러나 모든 학생들이 과학자나 공학자가 되는 것은 아니라고 지적하고 과학에 관한 흥미와 호기심을 유발하기 위해서도 생활과 관련된 내용을 교육과정에 포함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제6차 교육과정의 개정과제와 방향」을 발표한 한국교육개발원 한종하 부원장은 『우리 나라 교육과정은 부분적인 「개정」만으로는 획기적인 교육변화를 기대하기 어렵다』며 『현재의 관행적인 틀을 근본적으로 타파하는「개혁」을 단행, 급변하는 사회변화와 요구를 더 이상 외면하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박사는 개정의 기본원칙으로 ▲과학의 실질적인 성격의 반영 ▲개별지식의 독립적 학습탈피 ▲탐구과정의 대폭수용 ▲응용문제·실생활과·관련된 내용의 과감한 도입 ▲과학과 기술, 과학과 응용관계의 강화 등을 제시했다.
그는 또 『지금까지 소홀히 다뤄온 「과학적으로 생각하는 방법」 「과학에 대한 올바른 가치관형성」을 주요목표로 설정해 모든 학생을 과학적인 소양인으로 교육하는데 역점을 둬야한다』고 말했다.
한박사는 『과학수업은 실험기구·실물을 다루는 활동부터 시작돼야 한다』며 『부족한 실험기자재 등 시설·실험여건 개선이 선행돼야 한다』고 강조하고 과학교사의 지도방법도 바꿔야 한다고 주장했다.
고교 과학교육과정 개편에 대한 기본연구를 맡고있는 한국교육개발원 이범홍박사는 현행교육과정은 ▲지나치게 학문 중심적으로 구성돼 있어 비자연계열 학생에게는 내용이 어렵고 ▲배당단위수에 비해 학습량이 많아 과학수업이 강의와 이론중심으로 이뤄져 실험수업은 기피하고 있으며 ▲학력고사배점이 낮아 과학수업이 학생으로부터 외면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박사는 고교 과학교과목을 공통필수로서의 과학(10단위)과 물리 및 실험, 화학 및 실험생물 및 실험, 지구과학 및 실험(이상 각 8단위로 하되 2단위는 실험)으로 조정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한편 이날 토론회에서는 중학교의 경우 물리·화학·생물·지학을 단일과목으로 통합하고있으면서도 실효를 거두지 못하고 있는 것은 사범대학에서 과별로 교사를 양성하고 있는데 문제가 있다며 이의 개선책이 필요하다는 의견들이 많았다. <신종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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