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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막살인 용의자 검거 안산 단원경찰서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8면

9일간 철야 수사를 펼친 형사들의 집념으로 경기도 안산의 30대 여성 토막살해 사건의 용의자가 붙잡혔다. 안산 단원경찰서는 2일 내연녀 정모(34)씨를 살해한 뒤 토막내 유기한 혐의(살인 및 사체유기)로 중국인 손모(35)씨를 검거해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손씨는 지난달 24일 오전 안산시 원곡동 정씨의 원룸주택에서 술에 취해 정씨와 남자 문제로 말다툼하다 정씨의 머리를 둔기로 때려 살해하고 시신을 분리해 안산역 구내 장애인 화장실과 원룸 주택 옥상 등에 버렸다.

경찰은 사건 초기 단서가 없어 수사에 애를 먹었다. 단원경찰서 강력 4팀 문경연 팀장은 "토막난 시신에 얼굴이 없는 데다 손까지 없어 지문채취를 하지 못하는 등 피해자 인적사항 파악이 불가능해 어디서부터 어떻게 수사를 시작해야 할지 난감했다"고 말했다. 안산경찰서는 수사본부를 차리고 원산치안센터에 형사과 직원 51명을 모두 투입했다.

문 팀장 등은 중국인 밀집지역인 원곡동 일대의 할인마트 등 100여 곳을 샅샅이 뒤진 끝에 단서를 찾았다. 30대 중국인이 시신을 담을 쓰레기봉투와 여행용 가방을 구입하는 모습이 찍힌 CCTV를 확보한 것이다.

수사에 탄력을 받은 형사들은 25개 탐문수사조(2인1조)를 만들어 쓰레기봉투와 여행용 가방을 구입한 매장이 위치한 원곡동 일대 1725가구를 일일이 뒤져 4층짜리 다세대 주택 옥상에서 시신의 다리를 발견했다. 이어 이 주택 4층 원룸 화장실에서 혈흔과 피묻은 흉기, 파손된 피해자의 휴대전화 등을 확보했다.

경찰은 정씨의 휴대전화를 고친 뒤 저장된 전화번호를 토대로 손씨를 용의자로 지목해 추적한 끝에 1일 오후 11시30분쯤 경기도 군포시 금정역 지하철 4호선 구내에서 검거했다.

손씨는 1997년 7월 3년 기한의 산업연수생으로 입국한 뒤 2년 전 서울 가리봉동 석제공장에서 함께 일하던 정씨를 알게 돼 연인관계로 발전했다. 경찰은 3일 중 손씨에 대해 살인 및 사체유기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할 방침이다.

안산=정영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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