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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저축률 -1% '대공황 수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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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미국 사람들의 개인 저축률이 대공황 이후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다. AP통신은 "베이비붐 세대가 본격적으로 은퇴하기 시작하는 시기에 저축률이 이처럼 떨어진 것은 심각한 문제"라고 지적했다.

◆2년 연속 마이너스 저축률=미 상무부 경제분석국(BEA)이 2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가처분 소득을 기준으로 한 지난해 미국의 저축률은 마이너스 1.0%였다. 이는 대공황 때인 1933년의 마이너스 1.5% 이후 가장 낮은 수치다. 저축률이 마이너스라는 것은 번 돈 외에 기존의 저축까지 일부 헐어 소비활동에 썼다는 얘기다. 미국 역사상 개인 저축률이 마이너스로 떨어진 건 32년과 33년, 그리고 2005년과 지난해 등 모두 네 차례였다.

상무부 관계자는 "대공황 때는 먹고살기 위해 저축을 헐었지만 최근엔 높아진 생활 수준을 맞추기 위한 것으로 분석된다"고 말했다. 연말연시 쇼핑이 몰린 지난해 12월의 저축률이 마이너스 1.2%로 더 나빠진 것이 이런 분석을 뒷받침한다. 또 지난해 9월 이후 소비가 계속 늘어나 12월의 경우 소비증가율이 소득증가율을 0.2%포인트 웃돌았던 것도 저축률 하락을 부채질하는 요인이 됐다.

국제 신용평가 회사인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의 데이비드 와이스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올해는 다행히 저축률이 플러스로 반등할 전망이지만 베이비붐 세대의 은퇴로 여전히 매우 낮은 수준에 머물 것"으로 내다봤다.

◆최저 임금은 10년 만에 인상=미국 의회가 97년 이후 10년 만에 근로자의 최저 임금을 인상했다. 상원은 1일 최저 임금을 현행 시간당 5.15달러(약 4800원)에서 7.25달러(약 6800원)로 올리는 법안을 가결했다. 이에 앞서 하원은 지난달 10일 승인했다. 통과된 법안에는 임금 인상으로 타격을 받는 영세 기업에 대해 83억 달러(약 7조8000억원)의 세금을 깎아 주는 지원책도 포함됐다.

조지 W 부시 대통령은 영세 기업에 대한 세금 감면 조치가 같이 통과된 점을 감안해 최저 임금 인상안을 조만간 승인할 예정이다. 최저 임금은 법 시행 이후 26개월 동안 세 번으로 나뉘어 단계적으로 올라간다. 5.85달러, 6.55달러, 7.25달러가 되는 것이다.

법안 통과에 대해 식당.소매점 등은 크게 반발하고 있다. 미국 레스토랑연합회(NRA) 관계자는 "최저 임금 인상으로 식당을 비롯한 영세 서비스 업체들이 큰 타격을 받게 됐다"며 "가게를 계속 운영하기 위해서는 기존 종업원을 해고하거나 신규 채용을 줄일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강병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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