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농구 드래프트에 첫'예비역' 대학선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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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5면

1일 서울 교육문화회관에서 열리는 2007 프로농구 드래프트에 신청서를 낸 예비역 대학생 한 명이 관심을 모은다.

1라운드 지명이 유력한 중앙대 포워드 박상오(25.1m95㎝.109㎏.사진).

지난해 11월 중앙대는 6년 만에 농구대잔치 우승을 차지했고, 그 중심에는 박상오가 있었다. 2004년 길거리 농구 선수 출신인 이향범(27)이 군필자 신분으로 드래프트에 참가한 적이 있지만 정식 대학 선수 중 예비역이 참가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박상오는 00학번이다. 새내기 시절 김주성(동부) 등 쟁쟁한 선배들에게 밀려 벤치 언저리만 서성거렸다. '농구 말고 할 게 얼마든지 있다'는 생각에 2002년 겨울 군입대했다. 인천 군수부대에서 창고병으로 지내던 어느 날 어머니가 면회를 왔다.

"광신고 장덕영(고교 시절 지도자) 선생님이 찾아오셨다. 네가 재능이 있으니 꼭 다시 농구공을 잡게 하라고 그러시더라. 나도 그랬으면 좋겠다."

박상오는 그날부터 운동을 하며 몸을 만들었다. 그리고 2004년 제대 후 농구부를 찾아가 "다시 시작하겠다"고 했다. 동기는 모두 졸업했고, 박상오는 맏형이 돼 있었다. 하드웨어가 뛰어난 박상오는 골밑에서 자기 몫을 하기 시작했다. 슛 감각도 좋아 외곽에서도 활용 폭이 넓었다. 2년 후배 함지훈(23.1m97㎝)과 짝을 이룬 박상오는 중앙대 골밑을 대학 최강으로 만들었다. 함지훈도 이번에 드래프트에 참가한다.

김상준 중앙대 감독은 "완벽한 체격 조건을 갖춘 데다 머리도 좋다. 언제 안으로 들어가고 밖으로 빠질지 분명히 아는 선수다. 가장 큰 장점은 군대에 가지 않아도 된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늦게 꽃을 피우기 시작한 박상오가 몇 번째로 선택될지 궁금하다. 올 드래프트에는 대학 최고의 가드 김태술, 혼혈 귀화선수 이동준(이상 연세대) 등이 최대어로 꼽힌다.

강인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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