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블로그] 여준영 PCG 사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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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4면

"다니는 직장에 만족합니까." 이 질문에 직장인 열 중 여섯은 "아니오"라고 답한다고 한다. 사람들은 자신의 처지에 늘 불만이 있기 마련이다.

한 예로 우리 회사엔 입사 5년 만에 임원이 된 사람이 수두룩한데도 '이 회사에선 클 수 없다'고 투덜대는 사람 역시 비슷한 숫자가 있다. 또 우리 회사엔 3년 만에 연봉이 두 배 넘게 오른 사람이 상당수 있는 반면, '연봉이 짜다'고 불만인 사람도 허다하다. 대개 전자는 후자의 존재를 잘 알고 있으나, 후자는 전자의 존재를 잘 모르는 경우가 많다.

또 전자는 침묵하지만 후자는 여기저기 불만을 쏟아낸다. 이같이 불만을 쏟아내는 것은 카타르시스 역할을 하지 못하고 개인에게 큰 해만 끼친다. 실력대로 받는 연봉제 아래서 "우리 회사는 연봉이 짜다"라고 말하는 것은 "난 회사에서 인정 못받고 있어"라고 만천하에 알리는 것과 다름 없다. 대부분 회사는 우리가 생각하듯 그렇게 허술하지만은 않다. 구조적으로 기여도가 큰 사람을 홀대하지 못하게 돼 있다. 아무리 못난 회사라도 자기 회사가 잘 되는 데 기여했거나 기여할 인재를 지키려는 동물적 본능이 발휘되기 마련이란 얘기다.

결국 회사에 대해 투덜대는 이는 대부분 회사 안에서 부끄러운 처지에 놓여 있다고 추정해도 무방하다는 게 내 생각이다. 그러니 불만이 있다고 아무데서나 발산해선 안 된다. '자기 직장 욕하는 것은 자기 얼굴에 침뱉는 격'이라는 고리타분한 얘기를 하려는 것은 아니다. 직장에서 세 번이나 쫓겨나본 경험자로서 품위에 관한 조언을 하려는 것이다. "회사 때려칠까 보다"라고 내뱉아도 괜찮은 시점은 '회사를 그만두는 날'뿐이다. 미리부터 투덜댈 필요는 없다. 투덜거림도 버릇된다. 투덜거릴 시간에 '직장에 만족해 하는 40%'에 합류하도록 노력하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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