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 음식 삼계탕·육개장이 제격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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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1면

19일은 삼복무더위로 들어가는 첫 관문인 초복이다. 초복·중복·말복으로 이어지는 30일 동안은 우리나라 4계절 중 가장 습기 많고 더위가 심한 시기.
예부터 삼복 중 복날은 물가에 나가 복 놀이를 하고 복 음식을 먹으며 더위에 지친 몸과 마음을 보양하는 날이었다.
복 음식 중 대표적인 것이 삼계탕·개장국·육개장·민어탕 등 열이 많은 음식들이다. 이것은 오행의 원리에 따라 열로 열을 다스린다(이열치열)는 조상들의 슬기에서 나온 것이다.
이밖의 삼복음식으로 스태미나와 비타민 섭취를 높여주는 깻국탕(임자수탕)·김칫국 냉면·산딸기 화채·청참외·열무김치·수박 등이 있고 적소·두죽(팥죽)을 쑤어 동지와 같은 의미로 잡귀를 쫓아 열변을 예방하기도 했다.
이렇게 복 음식은 무더위로 소모된 체력보강을 위해 동물성 단백질을 공급하고 염분·칼슘 등을 보충하며, 더위에 지치지 않도록 스태미나를 높여주는 영양식이라고 요리연구가 한복려씨는 말한다.
삼계탕은 검은 영계에 백삼·황기를 넣어 끓인 것도 있고 영계에 찹쌀·백삼·마늘·대추를 넣은 영계백숙을 만들어 닭살은 소금에 찍어먹고, 국물에 찹쌀을 더 넣어 닭죽을 쑤어먹기도 한다.
육개장은 쇠고기 양지머리를 푹 삶아 찢어서 매운 양념을 해 다시 국물에 넣고 끓인다. 여기에 파를 큼직하게 잘라 넉넉히 넣고 고춧가루를 기름에 개서 넣는다. 건지로 고사리·토란대·숙주 등을 넣기도 한다.
민어는 6월이 가장 기름져 맛있고 애호박도 제철이다.
민어매운탕은 고추장을 풀어 넣은 장국에 민어와 도톰하게 썬 호박을 넣고 파·마늘·생강 등으로 양념하여 끓여낸다. 한여름 싹에 곁들여먹으면 뜨겁고 얼큰한 맛이 일품이다.
또 깻국탕은 깨를 불려 껍질을 벗기고 볶아서 곱게 갈아 체에 밭은 뽀얀 국물과 영계를 푹 삶아 곤 국물을 섞어 소금으로 간을 맞춘다. 건지로 미나리 초대·오이·버섯 등을 녹말에 묻힌 뒤 데쳐 넣어 만든 고소하고 영양이 풍부한 냉국이다. <양선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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