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 최지우 "애절한 사랑을 보여드릴 게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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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가 '때려'후속으로 다음달 3일부터 내보내는 수목 드라마 '천국의 계단'(연출 이장수, 극본 박혜경)의 출연진은 화려하다. 5년 만에 방송에 얼굴을 보이는 영화 배우 신현준을 비롯해 영화 '동갑내기 과외하기'로 한창 주가 상승 중인 권상우, 서울대 출신으로 드라마 '스크린' '흥부네 박터졌네'등에서 활약 중인 김태희 등이 주연을 맡았다. 그 중 가장 관심이 가는 스타는 '겨울 연가'이후 1년10개월 만에 다시 안방극장으로 돌아온 최지우다.

최지우는 "겨울 연가 끝나고 처음으로 원없이 쉬었어요. 영화 보고 운동하고 지내다 보니 어느새 몸이 근질근질하더라구요. 연예계 데뷔 8년만에 '나 연기자가 맞구나'라고 실감했죠"라고 소감을 말했다.

그녀는 이번에도 특유의 멜로 연기를 펼치게 된다. '천국의 계단'은 어린 시절부터 애틋한 관계를 맺은 송주(권상우)와 정서(최지우) 사이에 아버지의 재혼으로 오빠가 된 태화(신현준)가 개입하면서 복잡한 삼각관계를 형성하는 드라마다. 최지우는 기억상실증과 극 막판엔 안암으로 실명 위기에 몰리는 비운의 주인공을 소화하게 된다. "매번 비슷한 캐릭터를 연기한다고 하지만 착한 역할이라고 항상 같지는 않잖아요. 밝은 모습이지만 억척스러운 면모도 있다고 생각해요"라며 나름대로 주인공에 대한 의견을 나타냈다.

어느새 여성 멜로 연기자의 대표주자로 자리매김한 최지우의 강점은 연약한 듯, 보호 본능을 불러일으키는 여성스러움과 하얀색의 깨끗한 피부에서 연상되는 순수함이다. 겨울 연가에서 보여준 눈물 그렁그렁한 그녀의 연기는 현실에선 결코 볼 수 없는 지순하고 영원한 사랑 그 자체였다. 멜로로도 팬터지를 보여준 것이다.

그러나 아직도 그녀를 '대중 스타'가 아닌 '연기자'로 명명할 수 있느냐엔 다소 이견이 있다. 한때 "듄상아-"로 희화되기도 했던 그녀의 발음은 단지 미모에 대한 팬들의 질시로 치부할 수만은 없는 것이다. 그녀가 심은하-이영애를 잇는 당대 최고의 여배우로 우뚝 서기를 바란다면 단순히 눈물샘을 자극하는 것이 아닌 인간의 내면을 움직일 수 있는 '깊이'를 보여줘야 하는 숙제를 풀어야 한다.

최민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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