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親盧인사 7명, 노대통령과 총선 논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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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우리당이 다음달 초께 노무현 대통령에게 현직 장관과 청와대 수석급 인사들의 대규모 총선 출마를 건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위해 열린우리당은 대상자들과 접촉을 벌이고 있으며, 이달 중 최종 명단을 확정해 盧대통령에게 전달할 방침이다.

열린우리당 핵심 인사는 20일 "노무현 정권은 어차피 내년 총선에서 진검승부를 걸어야 하는 상황으로 (각료들이나 청와대 인사들이)자리나 지키겠다는 식으론 선거를 못치른다"며 "당의 입장을 대통령에게 전달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동영 영입추진위원장도 이날 기자와 만나 "현재 현직 장.차관 인사들과 접촉 중"이라며 "특히 영남 지역에서 장관 프리미엄이 절실한 상황인 만큼 현직 장관과 청와대 인사들의 총선 출마를 건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열린우리당 부산지역 친노(親盧)인사들도 지난 10일 盧대통령을 비공개로 만나 부산지역의 내년 총선 전망 등을 논의하면서 부산.경남 출신 장관들의 출마 필요성을 건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만찬 회동에는 노재철(동래).정윤재(사상).최인호(해운대-기장갑)씨 등 지구당 창당을 준비 중인 위원장들과 이해성 전 청와대 홍보수석 등 7명이 참석했다.

한 참석자는 "내년 총선 얘기가 주요 대화내용은 아니었지만 일부 참석자가 현 정부 고위직들의 출마 필요성을 말씀드린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盧대통령은 "지금 여러가지 사안을 종합적으로 고려하고 있다. 내년 초까지 좀 기다려 달라"고 말했다고 이 참석자는 전했다. 또 현재 휴가 중인 김원기 열린우리당 상임의장도 지난 17일 盧대통령을 만나 각료와 청와대 인사들의 총선 참여 문제를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열린우리당이 염두에 두고 있는 내각 인사는 강금실 장관을 비롯해 김진표 경제부총리,윤진식 산업자원.한명숙 환경.권기홍 노동.박봉흠 기획예산처 장관과 이영탁 국무조정실장 등인 것으로 전해졌다. 청와대에선 문희상 비서실장, 유인태 정무수석, 정찬용 인사보좌관 등이 대상이라고 한다. 또 비서관급으론 윤태영 대변인, 서갑원 정무1.천호선 정무기획.윤훈렬 행사기획 비서관 등이 물망에 오르고 있다. 몇몇 비서관은 본인이 출마를 희망하고 있지만 당에서 오히려 부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한때 징발설이 강력히 제기됐던 문재인 민정수석의 경우는 여러가지 상황을 감안해 출마 대상에서 제외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민주당 민영삼 부대변인은 "청와대가 국정은 돌보지 않고 총선을 겨냥한 사전 선거운동에 나서는 느낌"이라고 비판했다.

신용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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