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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키 연쇄 폭탄테러] 英·美 정상회담일에 참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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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7면

20일 발생한 터키 이스탄불의 동시다발 폭탄 테러는 지난 15일 같은 도시의 유대교회 두 곳에서 발생한 자살 폭탄 테러와 마찬가지로 강력한 폭탄을 이용해 통행이 많은 시간에 불특정 다수를 대상으로 이뤄졌다.

목격자 멜리크 수쿠수는 현지 민영 NTV와의 인터뷰에서 "지진이 난 것처럼 건물이 마구 흔들렸다"며 "충격이 대단했다"고 전했다. AFP통신의 특파원은 "영국 총영사관 정문 양옆의 부속건물 두 채가 완전히 무너져 잔해가 여기저기 널렸다"고 말했다.

○…폭탄 테러 직후 터키는 공황 상태에 빠졌다고 외신들이 보도했다. 부상자들은 머리에 손을 올리고 울부짖으며 주위에 도움을 요청했으며, 급파된 구조원들은 신체 일부를 잃은 시신과 부상자들을 병원으로 실어날랐다. 이처럼 수라장으로 변한 영국 총영사관과 HSBC의 터키 본부 등 테러 현장의 모습이 현지 민영 방송을 통해 여과없이 방영됐다.

○…이스탄불 연쇄 폭탄 테러 소식이 전해지면서 국제 유가가 일제히 오름세를 나타냈다. 이날 런던 시장에서는 1월 인도분 북해산 원유가 배럴당 26센트 오른 30.03달러에 거래됐다. 뉴욕시장의 기준유인 경질유 12월분도 장외 전자거래에서 22센트 오른 33.14달러에 거래됐다.

○…폭탄 테러가 일어난 것으로 확인된 영국 총영사관과 HSBC는 모두 이라크전 참전국인 영국의 시설물이다. HSBC는 '홍콩상하이은행'의 약자지만 본부를 런던에 둔 세계 2위의 다국적 금융회사다. 올해 초에도 이스탄불 주재 영국 총영사관과 HSBC 두 개 지점 등을 대상으로 세 차례 테러가 일어난 바 있다. 따라서 이번 폭발은 반영(反英)테러일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이날 테러로 HSBC 근처에 있는 이란계 멜라트 은행의 이란인 직원 10명이 부상했으며 이 중 4명이 중태라고 이란 관영 IRNA 통신이 보도했다. 테러가 발생한 르벤트 지역은 유럽인과 금융인이 많이 거주하는 곳으로 이번 테러로 특히 은행원들의 피해가 컸다.

○…이번 테러 직후 각국 정상과 외교 당국은 희생자들에 대해 애도를 표하고 테러 세력을 강력히 비난했다. 유럽연합(EU) 순환 의장국인 이탈리아의 피에르 페르디난도 하원 의장은 "비극적인 사고를 당한 터키와 영국에 연대감을 표한다"며 "민주국가들은 이 같은 위협을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스탄불.런던.뉴욕=외신종합,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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