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교과서 왜곡' 주제로 남북한·中 역사학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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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0면

남북한과 중국의 사학자 28명이 참여하는 대규모 학술 회의가 19~20일 중국 베이징(北京)에서 열렸다. 일본의 교과서 왜곡에 대응하기 위해 일회성으로 열린 3국 학자들 간 세미나가 열린 적은 있지만 정치색을 배제하고 사실(史實)에 근거한 연구 작업을 교류하는 본격적인 학술 회의는 이번이 처음이다.

이번 회의의 주제는 '일본 군국주의 침략 전쟁과 중국 내 한인 지사들의 항일 투쟁'. 한국의 연세대 국학연구원, 북한의 조선사회과학자협회, 중국의 베이징대 동북아연구소와 옌볜(延邊)대 민족연구원 등 4곳이 공동 주최한 이번 행사엔 북한 학자 7명을 포함, 28명의 학자가 18편의 논문을 발표했다.

관심을 끈 논문은 베이징대 쉬완민(徐萬民) 역사학과 교수가 발표한 '중국 윈난(雲南)성 육군 강무당(講武堂)과 한국 독립운동'. 중국 윈난성 강무당에서 일제하 한국 독립 운동을 이끌 한국 군사 인재들을 양성했다는 사실을 연구한 첫 논문이란 평가를 받았다.

徐교수는 논문에서 윈난 강무당에서 훈련을 받은 한인 지사로 이미 알려진 이범석(李範奭)장군 외에 6명의 신원을 밝혀냈다. 연세대 국학연구원의 전인초(全寅初)원장은 "기존 동북아 근현대사 연구가 각국의 정치적 이해에 따라 다른 관점에서 진행됐던 문제점을 고쳐나가자는 데 동의한 점이 이번 학술회의의 큰 성과"라고 밝혔다.

베이징=유상철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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