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Family리빙] '최고의 선생님 = 엄마' 되려면 …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21면

'엄마표'는 '정성'을 상징하는 최고의 브랜드다. '엄마표 간식''엄마표 돌상''엄마표 교구' 등 쓰임새도 가지가지다. 공부도 마찬가지. 엄마만큼 내 아이를 잘 알고 사랑하는 선생님이 어디 있겠느냐는 것이다. 하지만 "자식 가르치기가 남 가르치는 것보다 몇 배는 더 힘들다"며 포기하는 엄마들도 상당수다. "부모.자식 간 의만 상했다"며 부작용을 호소하기도 한다. 연세대 소아정신과 신의진 교수는 "부모가 아이들에게 직접 공부를 가르칠 경우 아이들이 받는 스트레스는 남에게 배울 때보다 훨씬 크다"며 "아이가 어릴수록 부모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 부모에게 잘 보여야 한다는 부담을 더 크게 갖는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엄마는 가장 좋은 선생님'이 되기 위해 어떤 원칙을 지켜야 하는 걸까. '엄마표 공부'의 경험자들에게 조언을 들어본다.

# 성과를 기대하지 마라

한우리독서운동본부 객원연구원으로 활동하고 있는 최영주(40.사진(左))씨는 중1인 딸(右)에게 독서와 글쓰기를 가르치고 있다. 딸이 여섯 살 때 시작했다. 하지만 최씨는 딸과 공부할 시간을 따로 정해두지는 않는다. "아이에게나 부모에게나 집은 긴장을 푸는 장소여야 하기 때문"이다. 그때그때 가장 좋은 시간을 골라 아이의 교과 과정에 맞는 책을 골라주고 함께 얘기한다. 딸의 질문에 단답형 대답을 하기보다는 생각을 유도하는 질문을 하는 것이 최씨의 교육법이다. 최씨는 "부모가 자식을 직접 가르치면서 성적 등 눈에 보이는 성과를 목표로 삼아서는 안 된다"며 "목적이 있으면 자연히 조급한 마음이 생기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 아이가 싫어하면 그만해라

맞벌이 주부 정재희(39)씨는 외아들 희서(5)가 두 돌이 됐을 때 영어를 가르치기 시작했다. 매일 퇴근 후 잠자리에 들 때까지 남는 두세 시간을 활용했다. 하루에 영어교육용 비디오를 20분 정도 틀어주고 영어동화책을 30권씩 읽어주기가 주된 커리큘럼이었다. 2년 만에 희서는 혼자 영어책을 읽을 수 있게 됐다. 정씨의 공부 원칙은 아이가 싫어하면 바로 그 자리에서 그만하는 것. "아이의 욕구를 채워주지 않으면 안 따라오더라"는 경험 때문이다. 대신 아이가 영어동요를 불러달라고 하면 30분 동안 계속 불러줄 정도로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지난해부터 정씨는 주말을 활용해 희서에게 가베도 가르치고 있다. 정씨는 "억지로 시키는 게 아니니까 아이는 엄마와 공부하는 시간을 같이 노는 시간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 동기 부여가 중요하다

초등학교 5, 3학년 남매를 키우는 쑥쑥닷컴 대표 서현주(38)씨는 큰아이가 태어났을 때부터 영어를 직접 가르쳤다. 서씨는 "아이의 성향을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엄마의 기대가 공부의 원동력이 되는 아이들도 있고, 작은 실수나 지적에도 입을 닫아버리는 아이도 있다는 것. 후자의 경우라면 '공부'라는 느낌이 들지 않도록 지도하면서, 엄마부터 '아이와의 정서교감'에 만족하는 여유를 가져야 한다. 서씨는 또 "아이가 초등학생이 되면 엄마는 교사가 아닌 코치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이와 함께 뛰는 것보다 방향을 알려주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것이다. 서씨는 "'영어를 잘하게 돼 외국사람들이 잘못 알고 있는 우리 역사를 바로잡자'며 아이의 애국심에 호소하면서 영어공부를 유도했다"고 말했다.

이지영 기자, 사진 제공=여성중앙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