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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 못줘 안타깝다” 야 후보 한탄(표밭에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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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유세보다 인신공격 열올려 눈살/6명 경쟁 경기 안성 1/학교 수업시간 종소리에 연설도중 하단 해프닝/딸친구 20여명 운동원봉사 딸부자덕 본 후보도
○유세후엔 앞장서 청소
○…12일 오전 1천여명의 유권자가 모인 서울 동구로국민학교에서 열린 구로 1선거구 유세에 첫번째 연사로 등단한 신민당의 이병식후보(53)는 『민자당은 한지붕 세가족이어서 집안싸움에 바빠 국민들에게 정치에 대한 환멸만을 느끼게하고 있다』며 대정부 공격에 주력.
민주당의 임종필 후보(38)는 민자당최고위원 김종필씨와 이름은 같지만 근본은 다르다고 유권자들의 관심을 유도한뒤 『부패가 만연해 있는 청와대·국회·시청 등의 기성정치집단과는 달리 시의원은 지역구민을 위해 밤늦게까지 공부하며 고민하는 모습을 보여야한다』고 열변.
민자당의 최성남 후보(52)는 『고등학교때 토목공학,대학때는 건축공학,현재의 설계사무소 이력을 바탕으로 구로지역발전의 「설계사」가 되기 위해 나섰다』며 주거환경개선,상습침수지역 수해방지책 강구,야간주차시설 확충등 주민생활 관련공약을 제시.
후보들은 유세후 서로 악수를 나누고 앞장서 쓰레기를 말끔히 치우는등 솔선수범을 보이기도 했다.
○…12일 오후 5시 제주시 일도국교에서 열린 제주시 제1선거구 합동유세에는 2천여청중이 운집,도내 정치 1번지의 면모를 과시.
한봉식 후보(52·신민)는 『1등시민은 제1야당을 선택해야한다. 야당인사가 당선되어야 도지사가 제주도땅을 마음대로 팔아먹지 못한다』고 역설하고 『돈잘쓰는 여당의 대표 최고위원은 제주도에서 한끼에 2백80만원짜리 식사대접을 받았지만 야당인 나는 가난하기 때문에 유권자들에게 돈을 드리지 못해 안타깝다』고 토로.
○다른후보 원색적 공격
○…6명의 후보가 경쟁하는 경기도 안성군 제1선거구 합동연설회장인 백성국교에는 12일 2천여명의 청중이 몰려 성황을 이루었으나 후보들이 비방과 인신공격으로 일관,분위기를 흐렸다.
신민당 조희웅 후보(42)는 연단에 오르자마자 대기석에 앉아있는 후보들을 일일이 가리키며 『썩어빠진 인간』『이중성격자』『부동산투기꾼』『안성의 무법자』『매국노』라며 원색적으로 싸잡아 공격.
최준민 후보(42·민주)와 무소속 김정기(42)·송영덕(47)후보도 비방과 인신공격성 발언으로 일관한데이어 민자당 허경회후보(53)도 질세라 자신을 공격한 후보를 가리켜 『전과 7범인 사람이 뻔뻔스럽게 출마했다』고 응수하는등 난장판을 연출.
○…12일 오후 2시 충남 논산 양촌국교에서 열린 논산 제3선거구 합동연설회는 3천여명의 청중이 모여 이지역 선거관련 최고인파를 기록.
무소속 이환성 후보(41)는 『선진국의 경우 지방의회에서 70%이상이 무소속출신』이라며 지원을 당부.
무소속 이은영 후보(57)도 『국민을 위한 정치는 없고 국민이 정치를 걱정하는 현실에서 지방에 남아있는 것은 노총각문제나 늘어나는 빚뿐』이라고 역설.
○…12일 오전 11시 청양농고에서 열린 충남 청양군 1선거구의 합동연설회에서 민자당 정선흥 후보(53)는 『할아버지는 애국지사,아버지는 우체국장을 지낸 봉사하는 집안에서 태어난 만큼 3대가 계속 봉사할 수 있게 해달라』며 10여분간 지지를 호소하던중 수업시간을 알리는 종소리가 나자 이를 선관위의 연설제한시간 타종으로 오인,서둘러 연설을 끝내고 연단을 내려갔다가 선관위 직원의 해명을 듣고 다시 등단,연설을 계속하는 해프닝을 연출.
○노래불러 분위기 잡아
○…4명의 후보가 출마,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는 보령군 제3선거구 합동연설회장인 웅천고교에서는 1천5백명의 청중이 모인 가운데 한 후보가 즉석에서 노래를 불러 청중의 관심을 집중.
12일 오전 10시30분부터 시작된 유세에서 4명의 후보중 마지막으로 등단한 무소속 백이호 후보(40)는 먼저 나선 3명의 후보가 『웅천공군사격장 소음피해보상문제』『보령댐 건설에 따른 이주대책』등 비슷 비슷한 공약으로 청중들을 지루하게 하자 등단하자마자 『고향의 봄』을 불러 분위기를 잡은뒤 정견을 발표.
백후보는 이날 등단 직전 자신이 직접 재배한 영지버섯으로 차를 끓여와 청중들에게 돌려 박수갈채를 받은뒤 등단하자마자 또다시 지지자들과 함께 노래를 부른것.
○…충북 옥천군 2선거구에 민주당으로 출마한 곽지상 후보(41)는 후보등록을 한뒤 합동유세에 나오지 않는등 지금까지 행방불명돼 운동원들이 손을 놓은채 한숨.
곽후보는 지난 9일 합동유세때 나타나지 않아 선관위가 대리추첨을 하고 기다렸으나 끝내 불참,자취를 감춰 선거운동을 맡은 당원들이 현수막 부착은 물론 인쇄물 배포조차 하지 못한채 손을 놓고 있는 상태.
곽후보측의 한 운동원은 『선거자금을 마련하지 못해 선거를 포기한 것 같다』고 추정하기도.
○민자·신민 싸잡아 비난
○…12일 오후 3시 전주국교 운동장에서 열린 전주시 제1선거구 합동연설회에서는 4명의 무소속후보등 도내에서 가장 많은 6명의 후보가 열띤 설전.
첫번째 등단한 무소속의 송옥섭 후보(49)는 『6공은 불신만 잉태시켰고 신민당은 당리당략에 얽매여 서민정책을 외면하고 있다』며 민자·신민 양당을 싸잡아 공격.
두번째로 나온 무소속의 김정헌 후보(47)는 『정치는 없는자와 있는자 모두에게 기쁨을 주는 종합예술』이라며 『새로운 인물이 나와야할때로 여겨 출마했다』면서 지지를 호소.
무소속 이희수 후보(31)는 『무소속이라고 다 무소속이 아니다』며 무소속 선명성을 주장.
무소속 김인섭 후보는 『김대중 총재가 나를 공천하려 했으나 공천심사위원장과 지구당위원장이 반대,야당을 한번도 해보지 않은 사람이 공천됐다』고 흥분.
다섯번째 연사인 민자당의 이존익 후보(64)는 30년전 부안읍에서 지방의회의원을 지낸 경력을 과시.
마지막으로 등단한 신민당의 김병석 후보(42)는 자신이 전국노총 정치국장으로 활동해 공천된 것이라며 무소속 김인섭 후보의 공격을 일축.
○…12일 오후2시 전북 장수군 산서면 동화리 산서국교에서 열린 장수군 제1선거구 합동연설회에서 후보들은 농업정책을 비판하는데 대부분의 시간을 할애.
첫번째 연사로 나선 이경해 후보(44·신민)는 자신이 「UR반대할복자살기도 농민투사」임을 내세운뒤 『이미 한차례 농민을 위해 내던진 목숨,두차례 세차례인들 못바치겠느냐』며 진정한 농촌개혁운동가를 골라 표를 밀어주는게 농민들이 살길이라고 역설.
양형식 후보(51·민자)는 『농민이 정부로부터 대접받으며,자가용승용차 타고 농사짓는 건강하고 행복한 농촌건설에 앞장서겠다』며 농촌생활환경개선을 강조.
안종수 후보(51·무소속)는 『국회의원뿐만 아니라 지방의회의원도 서울에 계시는 높은 양반들이 낙점하면 당선이 보장돼 지방의회가 주민의 의사에 따라 성립되지 않게 됐다』며 정당공천을 받은 이·양두후보를 싸잡아 공격.
○정식으로 선관위 등록
○…구로 1 선거구에 출마한 신민당 이병식 후보(53)는 대학생 딸 4명과 딸친구 20여명이 선거운동원으로 선관위에 정식으로 등록,딸부자로 덕을 톡톡히 보고있다.
일란성 쌍둥이인 은경양(23·S대 조경학 4)·민경양(23·K대 무용과 4)등을 비롯한 딸넷과 이들의 학교친구들은 기말시험중에도 불구하고 11일 동구로국민학교 유세장 입구에 감청색 유니폼을 차려입고 나와 한표를 호소하는등 적극적으로 선거운동에 참여.
민경양은 『아버지가 30년 가까이 약국을 경영하며 지역봉사에 앞장서 왔기 때문에 당선될 수 있다는 생각에서 운동원으로 나서게 되었다』며 『30년만에 부활된 지방의회는 「민주주의의 실험무대」인만큼 공명선거원칙에 충실하겠다』고 야무진 발언.
○…광역의회에 출마한 후보자의 선거운동원을 사칭해 후보자의 가족에게 금품을 뜯어내는 신종 사기사건이 발생,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11일 오후 3시쯤 서울 오류1동 박모씨(30·주부)집에 이번 광역의회선거에 부산시 영도구에서 출마한 아버지(55·무소속)의 선거운동원을 사칭한 60대중반의 남자가 찾아와 『교통사고를 내 급히 합의금이 필요하니 돈을 좀 빌려달라』며 2백50만원을 받아갔다는 것.
이에 앞서 범인은 부산에서 아버지의 선거운동을 돕고있는 박씨의 오빠(34·방송국 PD)에게 전화를 걸어 『선거운동원이 동생집을 찾아가면 가능한한 도움을 주라는 전화를 해달라』고 부탁까지해 박씨가 의심없이 돈을 건네주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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