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8)광대뼈 성형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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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6면

우리나라처럼 용모를 놓고 팔자타령을 심하게 하는 나라도 없을 것이다.
그 중에서도 광대뼈가 튀어나오면 관상학적으로 팔자가 사납다느니, 고집이 세다느니 하는 속설이 전해져오고 있어 광대뼈에 대한 관심이 대단히 크다.
광대뼈의 모양과 생김새에 관해서는 동·서양이 모두 관심을 가지고 있지만 동양에서의 관심도는 그 내막적인 면에서 서양과는 좀 질이 다르다.
팔자와 연결 지어 생각하고 수술을 원하는 것이 동양적 사고방식이라 하겠다. 더구나 젊은 미혼 여성이 갖는 광대뼈에 대한 관심은 대단하다.
광대뼈가 옆으로 뻗은 사람은 나쁘다거나, 또 광대뼈가 비대칭일 경우에는 더 나쁘다고 하는 것을 미용적 조화보다 더욱 심각하게 생각하고 더 고민하는 것이다.
성형외과를 찾아와 광대뼈 수술을 원하는 남녀의 비율을 보면 2대8로 여자 쪽이 압도적으로 많다. 또 연령층은 20대와 30대가 대부분이어서 결혼을 앞둔 여성이 자신의 얼굴에서 풍기는 이미지를 좋게 해보려는 의도를 역력히 읽을 수 있다. 안면골 성형술이란 서양에서 시작돼 발전하기 시작했지만 우리가 그대로 받아들여서는 안 되는 수술중 대표적인 것이 바로 광대뼈 수술이다.
바람직한 얼굴형이란 관습과 사회적 배경에 따라 각각 다르다. 얼굴뼈 성형술도 이에 따라 수술법의차이가 있어야만 한다. 결국 수술법을 우리에 맞게 개발하고 발전시켜 나가야만 바라는 결과를 얻게 된다.
서양의 경우 동양에서처럼 광대뼈를 줄이려는 경우는 거의 없고 오히려 좀더 그 부분을 돌출하게 하여 굴곡이 뚜렷한 얼굴을 갖고자 원한다. 그들이 광대뼈 수술을 원하는 경우는 얼굴의 개성과 특성을 살리려는 수술이다. 튀어나온 광대뼈도 자세히 보면 돌출된 부위가 사람마다 다 달라서 수술 전에 면밀한 검토가 필요하다.
광대뼈가 나왔다해도 눈 밑의 부분만 전면으로 튀어나온 경우가 있는가 하면 눈 밑은 물론 귀 앞의 뺨으로 해서 귀밑에 이르는 부분까지 튀어나온 경우도 있는 등 여러 가지 형태가 있다. 그 형태에 따라 수술 역시 달라진다. 눈 밑에만 튀어나왔을 때는 비교적 간단히 구강 안을 통한시술로 돌출 부위를 제거할 수 있고 흉터도 남지 않는다. 그러나 광대뼈 전체가 돌출 되면서 앞과 옆으로 뻗은 경우는 광대뼈 전체를 새로 조각하듯 다듬어 주어야 하므로 수술도 복잡하고 까다롭다.
이 수술도 그 흔적이 머리카락으로 가려지게 부위를 선택해야 외부로 흉터가 보이지 않는다.
광대뼈를 다듬는(깎아 내는)정도는 얼굴과 얼마나 조화를 이루게 하느냐가 매우 중요하다. 매끈하게만 깎아냈다고 해서 성공적인 수술이라고 할 수 없다. 광대뼈와 코의 조화는 얼굴 전체의 인상을 크게 좌우하기 때문이다.【백세민<서울 백병원 성형외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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