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건우, 372일만의 미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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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3면

김건우가 부상 후유증을 극복하고 3백72일만에 등판, 올 시즌 첫 승을 따내며 LG를 승리로 이끌었다.
김은 8일 잠실에서 벌어진 쌍방울과의 대전에서 5회까지 21타자를 상대로 피안타 3개와 탈삼진 2개를 뽑아내며 2실점으로 호투, LG가 7-2로 승리하는데 견인차가 됐다.
지난 86년 프로에 데뷔한 김은(당시 MBC)그해 37게임에 등판, 18승6패, 방어율 1.80, 탈삼진 1백2개를 뽑아내며 신인왕에 등극, 화려한 프로생활을 시작했다.
그러나 김은 지난 87년9월13일 강남구 대치동 청아파트 앞 횡단보도를 건너다 과속 승용차에 치여 양달이 부러지는 6개월의 중상을 입고 선수생명의 마감을 눈앞에 뒀다.
김은 투수로서의 치명적인 부상에도 불구, 눈물어린 훈련 속에 지난해 4월29일 롯데 전에서 5백97일만에 감격적인 재기 승을 따냈으나 또 다시 부상이 재발, 3차 수술을 받는 등 수 없는 좌절과 방황 속에 뼈를 깎는 동계훈련과 남들이 잠든 방에도 타이어 끌기를 통해 발 힘을 길러왔다.
이날 김은 전성기 때의 위력적인 직구를 80% 재현해 보였으며 타자 무릎 밑에서 휘감아 돌아가는 몸쪽 변화구도 선보였다.
LG는 김건우의 눈물어린 피칭과 김기범의 노련한 계투에 자극 받아 오랜만에 타력이 집중, 11안타로 7점을 뽑아내 승리했다.
대구경기에서 삼성은 이태일의 완봉승에 힘입어 OB를 7-0으로 셧아웃 시켰다.
해태는 부산 원정 경기에서 롯데와 치열한 접전 끝에 9회초 이호성의 희생플라이 결승점을 뽑아 6-5로 역전승, 5연승의 가도를 질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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