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약시장, 중저가아파트로 쏠림현상

중앙일보

입력

정부의 전방위 규제 여파로 청약 시장에 양극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정부가 9월부터 청약가점제를 도입키로 하자 분양가가 싼 아파트에는 청약자들이 몰리는 반면 고가의 중대형 아파트는 외면받고 있다.

GS건설은 수원시 권선구 입북동에 위치한 서수원자이 32평형(단일) 687가구의 1순위 청약을 접수한 결과 2.23대1로 마감됐다고 18일 밝혔다. 1순위 마감은 회사측의 예상을 뛰어넘은 결과다. 서수원자이는 지역 조합 아파트여서 평면 품질이 약점으로 꼽혀왔다.

GS건설 관계자는 "청약 가점제 시행 이후 손해를 볼 것으로 예상되는 수요자들이 평당 970만원의 저가 분양가에 매력을 느껴 예상보다 많이 청약한 것 같다"고 분석했다.

서울 성북구 종암동 재개발단지인 삼성 종암래미안 2차(25~43평형 305가구) 청약에도 무주택 기간이 짧아 현행 청약 방식에 유리한 수요자들이 몰려 조기 마감됐다. 무주택 우선 공급 혜택이 있는 무주택 5년 이상 35세 이상인 1순위 경쟁률이 19대1에 달하기도 했다.

이에 비해 큰 인기를 끌어왔던 고분양가 아파트의 인기는 시들해졌다. 평당 3387만~3395만원의 국내 최고 분양가로 관심을 끌었던 서울 서초구 서초동 아트자이 아파트는 지난 17일 1순위에서 대거 미달됐다.

54평형은 56가구 모집에 서울, 수도권 1순위를 합해 17명, 62평형은 104가구 모집에 26명만 신청해 강남권 수요층이 두터운 50~60평형대가 상당수 미달됐다.

앞서 남산을 바라보는 조망권 효과를 노렸던 SK 리더스뷰 남산 주상복합도 3순위까지 접수한 결과 70평형에서 22가구가 미달돼 선착순 분양을 준비중이다.

지난해 정부의 강력한 부동산 억제대책 직전 분양된 현대건설의 성수동 서울숲 힐스테이트의 경우 평당 3250만원의 92평형이 7대1 경쟁률을 보인 것과는 대조적이다.
전문가들은 정부의 잇단 부동산 대책과 대출 규제, 종합부동산세에 대한 부담 때문에 고가 아파트에 대한 관심이 예전만 못한 것으로 보고 있다.

내집마련정보사의 함영진 팀장은 "하반기 청약시장이 변화하는데다 대출 규제로 통장을 사용해 고가 아파트를 당첨받으려는 수요가 급감했다"면서 "주변보다 저평가돼 실수요자들이 많이 유입될 단지로의 시장 쏠림현상은 당분간 계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머니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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