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 부문 노조와 잦은 마찰 몸살 앓는 KBS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3면

KBS가 기구개편·프로그램전면개편 이후에도 각종 단체와의 불협화음으로 계속 몸살을 앓고 있다.
KBS는 최근 노조와의 임금교섭 결렬을 포함, 탤런트·성우들을 망라하는 연예인노조와의 출연료 교섭 마찰을 겪고 있는 데다 KBS 디자이너 협회의 자회사 분리 반대, 시청료 징수원들을 중심으로 한 KBS외근노조의 처우개선 요구 등으로 정신을 차리지 못하고 있다.
서울방송으로 대거 인력이 빠져나가고 방송작가협회와의 단체교섭 마찰로 일부 파행방송까지 겪었던 KBS가 프로개편 이후 민방 출현에 대응하는 공영방송으로서의 제모습찾기에 여전히 어려움을 겪고있는 것이다.
KBS노조(위원장 조달훈)는 사측과의 임금인상교섭이 결렬됨에 따라 7일부터 11일까지 파업결의 전 단계로 시간외근무를 거부하는 준법투쟁에 돌입했다.
이에 따라 프로그램의 촬영·편집·녹화 등은 단체협상의 통상근무시간인 오후5시까지만 진행돼 적지 않은 프로그램들이 또 다시 삐걱거릴 조짐이다.
또 탤런트·성우·코미디언 등 출연자들로 구성된 방송연예인노조(위원장 유인촌)도 4월부터 이달 4일까지 10차에 걸쳐 진행된 KBS·MBC와의 출연료 인상협상이 끝내 결렬되자 8일 파업여부 찬반투표와 10일 전면파업을 예고해 놓고있는 실정이다.
한편 KBS 미술부 직원들을 중심으로 한 KBS디자이너협회는 4일 성명을 내고 최근자회사인 KBS제작지원단을 설립해 미술인들을 모두 이동시키려하는 것에 반대하고 나섰다.
이에 더해 시청료징수와 관리를 담당하는 직원들이 별도로 설립한 KBS외근노조(위원장 김진선)도 부당 대우 개선과 위상재정립 등을 요구하는 성명을 발표하면서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이 같은 여러 방향의 끊임없는 주장과 요구에 대해 KBS의 고위간부는『다양한 목소리와 주체가 만들어내는 합작품이 바로 방송』이라고 전제하고『각종 부문에서 한쪽만 빠져도 차질을 빚는 방송에서 유기적인 화합을 위해 각계에서 조금씩 양보해야 하며 지금 같은 과도기엔 더욱 자제가 요청된다』고 강조했다.<채규진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