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광역열기/도시로 몰렸다/어떤 사람들이 나왔나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3면

◎고학력 많고 전문직 출마 크게 증가/자영업자 36% 넘고 정치인이 11%/농업 16%로 「기초」때의 절반/40∼50대 71%로 주류/여성은 예상보다 적어 63명 뿐
광역의회선거의 후보자 등록을 결산해보면 70여일 전에 치러진 기초의회선거에 비해 전반적으로 경쟁률이 높고 특히 농촌보다 도시의 경쟁률이 높아졌다는게 주요한 특징이다.
광역의회선거의 경쟁률은 3.3대 1을 기록,지난 기초의회선거의 2.35대 1 보다 크게 높아졌다.
이같이 경쟁률이 높아진 것은 후보공천을 통한 정당의 직접적인 선거참여,무소속 후보의 대거진출,기초보다는 권한과 영향력이 큰 광역의원에 대한 높은 관심 등을 반영한 것으로 볼 수 있다.
경쟁이 치열해짐에 따라 무더기 무투표 당선을 낳았던 기초의회선거와는 달리 무경선지구는 14곳에 불과하고 지역적으로도 비교적 고른 경쟁률을 나타냈다.
대도시의 경쟁률은 서울이 3.9대 1,부산 4.1대 1,대전 4.7대 1,대구 3.5대 1 등을 기록,전국 평균경쟁률 보다 월등히 높아 도고농저현상을 나타냈다.
기초의회선거때 대도시지역의 경쟁률이 전국 평균에도 못미치는 1.9대 1로 농고도저현상을 보였던 것과 크게 대조된다.
대도시의 경쟁률이 크게 높아진 것은 농촌에 비해 대도시에 후보로서의 가용자원이 많은 것과 각 정당의 공천탈락자들이 무소속으로 뛰어들었고 재야 및 시민단체들도 정치권에 대한 불신기류가 특히 심한 대도시로 많이 진출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특히 부산의 경우 민자당과 민주당이 거의 전 선거구에서 후보를 내고 있는 가운데 민자당의 공천에서 탈락한 민정계와 민주계가 무소속으로 나왔으며 대구와 광주는 신민당의 공천탈락자들이 다수 출마했다.
후보수를 분류해보면 무소속이 전체 후보의 33.6%인 9백67명으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했으며 서울 1백38명,부산 84명, 대구 33명,인천 37명,광주 38명,대전 50명,경기 1백8명 등으로 과반수가 대도시 및 수도권 지역에 집중됐다.
정당이 공천한 후보자 수는 민자 8백39명,신민 5백56명,민주 4백69명,민중 43명,공명민주 3명 등을 기록,원내 의석판도를 반영했으나 지역적 지지기반에 따른 지역적 편중현상을 극복하지 못했다.
민자당은 호남의 26개 선거구(전남 22개,전북 4개)에서 후보를 내지 못했고 야당의 경우도 신민당이 본거지인 호남과 서울의 전지역에서 공천했을 뿐 부산,경기,강원,충청,영남 등 비호남권에서 의원정수에 훨씬 미달하는 후보를 공천해 심한 지역적 편차를 나타냈다.
후보자들의 직업을 볼 때 기초의회선거에 비해 이번 선거에서 두드러진 특징은 의사·변호사·약사 등 전문직업인이 상대적으로 늘어났고 이에 따라 후보들의 학력·경력수준도 높아졌다.
의사·약사는 기초의회선거때의 2.5%보다 2배 가까이 늘어났으며 기초선거때는 한명도 없던 변호사가 18명에 이르는등 전문직종의 진출이 눈에 띄게 증가했다.
중앙선관위의 직업별 집계에는 기업인이 구체적으로 명시되지 않고 있으나 상업 18.14%,공업 6.64%,운수업 2.82%,건설업 9.18% 등을 합치면 실제 기업인이 차지하는 비율은 36%를 넘고 있다는 것이 선관위측의 분석.
지난 기초의회선거때 30%를 차지했던 농업이 이번에는 15.54%로 크게 줄어든 것은 이번 선거가 규모나 성격면에서 동네선거의 성격을 띠었던 기초의회선거와 달리 농촌지역에서도 농민보다는 재력있는 지역유지등이 출마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이와 함께 지난 기초의회선거때 불과 1.2%에 불과했던 순수 정당인을 비롯한 정치인이 이번에는 10.84%로 9배 늘어나 이번 선거가 정당의 대대적인 참여하에 치러지고 있음을 반영했다.
또 연령별로는 ▲20대 2.05% ▲30대 18.91% ▲40대 35.18% ▲50대 36.01% ▲60대이상 7.85%로 결국 40∼50대가 70% 이상을 차지했는데 이는 기초의회선거와 비슷한 수준이다.
20∼30대의 경우는 지난 기초의회선거때의 15%보다 5% 가량 늘어난 20%를 나타내 연령이 다소 젊어졌다.
학력면에서는 ▲독학 1.46% ▲국졸 2.5% ▲중졸 3.6% ▲고졸 19.8% ▲전문대졸 2.5% ▲대퇴 7.5% ▲대졸 33.5% ▲대학원수료 19.5% ▲대학원졸 9.6%로 나타났다.
대졸이상이 전체의 반수를 넘는 62.6%를 차지,기초의회선거때의 43%에 비해 학력면에서 크게 높아졌다.
또 여성출마자는 모두 63명으로 전체의 2.2%를 차지해 지난 기초때의 1.2%에 비해 다소 늘어났으나 여전히 미미한 편이며 서울 22명,부산 7명,대구·광주 각각 4명 등 대도시에 집중돼있다.
전국 최고의 경쟁률을 나타낸 선거구는 서울 송파구의 제7선거구와 충북 예산군의 제3선거구로 각각 8명의 후보가 등록,8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선관위의 집계에 따르면 7대 1의 경쟁률을 보인 곳은 ▲부산 부산진구2 ▲대구 수성구2 ▲대전 동구2와 중구4 ▲경기 군포시3 ▲강원 횡성군2 ▲경북 구미시3 등 7곳,6대 1의 경쟁률을 보인 곳은 ▲광주 동구3 ▲충북 청주시4 ▲전북 전주시1 ▲전남 목포시2 ▲경남 마산시3 ▲제주 제주시3 등 6개 선거구였다.
또 전국 최연소 후보자는 충북 청주시4 선거구에 무소속후보로 출마한 25세의 오병화씨(65년 11월생)이며 이밖에 서울 동대문의 지용호씨(신민)를 비롯 ▲광주 서구9의 강성욱(민중) ▲대전 서구1의 안병철(민주) ▲충북 영주시1의 정승만씨(민중당) ▲전북 정읍군2의 권영신(무소속) ▲전남 동광양시1의 이상렬(민중)씨 등 6명도 모두 65년생 25세로 시 도별 최연소 후보자를 기록했다.
전국 최고령 후보자는 강원도지사 출신으로 춘천시2 선거구에 무소속으로 출마한 80세의 이창근씨다.<조현욱기자>
◎최연소 오병화씨/교육쇄신 다짐하는 25세 대학생
청주 서원대에 재학중인 오병화씨(25·상업교육과 4년)가 「교육풍토 쇄신」을 내걸고 광역의회 진출을 위해 청주 제4선거구에 무소속으로 등록,전국 최연소 후보자가 됐다.
대학입학때부터 정치에 꿈을 가져 출마를 하게 됐다는 오씨는 『청렴한 젊은이임을 부각시켜 도의회에 진출하면서 농민과 서민층의 권익보호에 앞장서 일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또 최근의 안타까운 교육현실을 감안,▲전인교육 풍토조성 ▲지역특성에 맞는 교육개혁 등 지방화시대의 교육자치에 앞장설 것도 다짐했다.
오씨는 학생의 신분이지만 청주에서 미술학원을 운영하는 사회인으로도 활동하고 있다.
학교친구 10여명이 선거운동원으로 나서 중산층이하 계층을 파고 들어 표를 모으겠다는 오씨는 자신의 선거구에 있는 세계적인 금속인쇄문화사적지인 흥덕사지를 「교육문화공간」으로 만들겠다는 공약도 내걸었다.<청주=김현수기자>
◎최고령 이창근씨/도지사지낸 8순의 사회활동가
전국 최고령으로 강원도 춘천시 제2선거구에 무소속출마한 이창근 후보(80·춘천시 퇴계동)는 50년초 당시 야당이던 민주당에 입당,정계와 인연을 맺은 후 60년 4·19혁명이 나던해 10월17일부터 12월3일까지 제10대 강원지사로 재임했다.
민선지사 경선에 무소속으로 출마,패배한 적이 있는 이후보는 직장새마을운동 강원도협의회장 등 각종 사회단체활동을 해왔다.
친척들이 출마를 만류했으나 사회활동을 통해 알게된 사람들이 적극 권유,선거운동을 돕겠다는 사람만 운동원으로 등록했다.
이후보는 아침마다 등산길에서,또는 30년 이상 교통수단으로 사용해온 자전거를 타고 거리를 누비며 한표를 호소하는 등 젊은이못지 않은 정력을 과시하고 있다.
고교시절 육상·야구선수 출신으로 페어플레이를 강조하는 이후보는 이번 선거에서 노인과 장년층 부동표를 흡수하겠다고 다짐했다.<춘천=이찬호기자>
◎전국 최고 격전지/예산3서 6개면 대표 8명 격돌
광역의회선거 후보등록 마감결과 충남 예산의 제3선거구가 8대 1의 경쟁률을 보여 전국 최고의 격전지가 됐다.
이곳에서 출마한 사람은 한상철씨(69·신민·목사)와 이동욱씨(53·민자·농업) 경석원씨(58·민주·농업) 등 정당공천자 3명과 박정신(48·창고업)·김관희(31·농업)·박창식(72·농업)·강병호(52·농업)·성인창(43·상업)씨 등 무소속 5명을 포함해 모두 8명
유권자가 남자 1만2천7백44명,여자 1만2천6백28명 등 모두 2만5천3백72명인 이 곳이 이처럼 경쟁이 치열한 것은 이 선거구가 신양·광시·대흥·신암·응봉·오가면 등 6개 면으로 나눠져있어 면별로 대표주자들이 나섰기 때문으로 풀이되고 있다.
이곳 주민들은 『그동안 인정으로 이어져 온 마을분기가 선거로 자칫 잘못하면 사분오열될까 우려된다』며 걱정하기도.<예산=박상하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