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사능 피복 안전 기준 강화돼야|방사선 학회 세미나서 지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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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원자력발전소·병원의 방사선실 등에 대한 방사선 피폭량의 기준이 지금보다 크게 강하돼야할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한국전력 방사선관리실의 김생기 과장은 최근 열린 대한 방사선방어학회에서 『국제방사선방호위원회 (ICRP)의 연간 1인당 피폭량의 권고 기준이 5렘 이하에서 2렘 이하로 강화됐다』며 『국내 원전 등에 대한 자체 기준치를 점차 낮게 설정, 이에 대비해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방사선에 대한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이 분야의 국제적인 권위자들로 구성된 ICRP는 지난해 피폭 기준을 2렘으로 낮추면서 방사선에 대한 「피폭 위험에 노출된 상태」도 실제의 피폭과 대등하게 위험 요인으로 취급하는 권고 안을 마련했다.
울진·영광·월성 등에 총 9기의 원자로를 가진 우리 나라의 경우 86∼90년 사이 연간 5렘 이상 피폭된 원전 종사자는 한사람도 없었으나, ICRP의 새 권고치인 연간 2렘 이상 피폭된 사람은 2백32명이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원전 종사자의 약 0.7%에 해당하는 이수치는 암 등 병을 일으킬 만한 수준의 피폭자는 한사람도 없었으나 「피폭 위험 수준」에 있었던 사람은 상당수였다는 것을 반증, 원전의 방사선 안전 관리 기준이 더욱 강화돼야 하는 근거가 되고 있다.
한편 국립보건원 방사선 표준부 이해룡 과장이 도립병원·시립병원·보건소 등에 종사하는 의사·기사 등을 대상으로 피폭 실적을 조사한 바에 따르면 지난해의 경우 전체 조사자 5백62명 중 약 10%가 ICRP의 새 권고치인 2렘 이상에 피폭된 것으로 나타났다. <김창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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