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살 두렵다" 총재직 거절|고 라지브 간디 미망인 소니아 간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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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인도 제1야당으로부터 당수직 추대를 받았던 고라지·브 간디 전 인도총리의 미망인 소니아 간디 여사(43)는 이탈리아태생의 서구여인답지 않게 매우 조용하고 수줍음 많은 여인으로 알려져 있다.
소니아 여사는 남편의 총리재직시절인 84∼89년 기간 중에도 거의 공식석상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을 정도로 무척 내향적인 퍼스트 레이디였다.
소니아 여사가 이례적으로 공식석상에 나타날 때도 헐렁한 블라우스를 입고 머리에는 인도전통의상인 「사리」를 쓰고있어 그녀의 용모와 자태를 가늠하기는 매우 어려운 일이었다.
이 같은 복장으로 인해 소니아 여사는 인도국민들에게 「신비한 여인」이라는 이미지를 심었다.
소니아 여사가 헐렁한 블라우스를 임은 것은 언제 있을지 모르는 암살위협에 대비, 방탄조끼를 옷 속에 받쳐 입어야했기 때문이다.
소니아 여사가 남편 간디 피살직후 간디가 이끌던 국민의회당의 총재직추대제의를 거절한 것도 그녀의 이와 같은 수줍은 성격과 암살공포심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더구나 인도정치가 혼미를 거듭하고 있는 상황이어서 소니아 여사는 「역부족」을 절감했다고 전해지고 있다.
아울러 소니아 여사가 외국인이라는 점도 전통과 역사를 중시하는 인도사회에서는 「결격사유」로 받아들여지기 십상이다.
소니아 여사가 남편 간디를 처음 만난 것은 그녀가 영국케임브리지대학 어학연구생시절이었던 지난 65년.
당시 민간항공기 조종사였던 간디 청년을 처음 본 순간 사랑을 느낀 소니아는 3년간의 연애 끝에 68년 양가부모의 반대를 무릅쓰고 간디와 결혼했다.
이탈리아 톨레노지방에서 사업을 했던 소니아의 아버지는 간디가 「너무 위대한 가문출신」이라는 이유로 결혼승낙을 망설였고 간디의 모친 인디라 간디 전 총리도 서·양 며느리를 탐탁하지 않게 보았다.
그러나 소니아가 의외로 정숙하고 순종적인 여인임을 알게된 인디라 간디 여사는 곧 며느리를 무척이나 귀여워하게 됐다.
소니아 여사는 간디와의 사이에 아들 라울군(16)과 딸 프리얀카양(14)등 1남1녀를 두었다. <진세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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