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장 잦은 고리 원전 1호기 안전성엔 이상 없나 "걱정"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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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최근 고리원전 1호기가 잇따라 고장을 일으켜 안전성에 문제가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우러를 낳고 있다.
고리 1호기의 경우 지난해 2회였던 불시 정지가 올들어 5개월 사이 7회나 발생했다.
지난 21일과 22일의 연속정지사고는 제어봉조절용 전자회로의 이상에서 비롯된 것으로 밝혀졌다.
원자로 내부에는 출력을 조절해주는 제어봉이 있는데 제어봉을 위로 빼내 일정한 위치에 고정시켜주기 위한 소자의 이상으로 제어봉이도로 내려옴으로써 발전이 정지됐다.
직경 3㎜,길이 1㎝정도의 조그만 반도체소자와 저항소자의 접촉불량으로 정전압이 유지되지 못했거나 전류가 끊겼던 것이다.
이번 사고는 안전성에 영향을 줄 정도는 물론 아니었으나 정상상태가 아닌 것만은 분명하기 때문에 보다 철저한 안전관리대책이 요망되고 있다.
우리나라 원전의 불시정지 횟수는 85년의 7.5회에서 86년 5.5회, 87년 3.7회, 88년 1·6회, 89년 1.4회로 줄어들다 90년에는 2회, 금년에는 현재 도합17회로 5개월 사이 원전 1기당 평균 1.9회나 되고있다.
이것은 대만의 3.7회보다는 적지만 미국의 1.8회, 일본의 0.4회보다는 많은 것이다.
우리나라 원전의 평균이용률은 지난해 79.3%로 세계평균인 65%선을 크게 웃돌고 있다. 외국에서는 이용률보다는 충분한 정기점검으로 예방보수를 철저히 해 고장발생가능성이 높은 것은 미리 새것으로 교체하고 있으나 우리나라는 전력부족과 예산사정을 이유로 제대로 점검을 못하고있는 셈이다.
즉 전력수급조절이란 이유로 정기보수시기를 연기하거나 점검기간을 단축해 무리하게 가동하고 있다.
또 인력·기술·시설장비·원자로 상대에 따라 충분한 보수기간을 정해야 하는데도 한전은 본사가 일방적으로 기간을 결정하고, 불시정지시 사고·고장의 원인규명과 재발방지보다는 문책을 통해 사건을 해결하러한다는 기적도 많다.
한전은 또 감독기관의 시정조치지시를 잘 이행치 않아88년 이전에 지적된 미비점 22건이 아직도 정비되지 않은 상태로 남아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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