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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림픽축구대표 차출 프로 구단 전면 거부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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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6면

프로축구 출범 24년 만에 처음으로 프로 구단의 대표선수 차출 전면 거부 사태가 발생했다. 프로축구연맹은 15일 서울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이사회를 열고 21일부터 카타르 도하에서 열리는 8개국 친선축구대회(23세 이하 올림픽 대표팀 출전)에 구단 소속 선수를 한명도 보내지 않기로 결정했다. 그동안 일부 구단에서 대표선수 차출에 반대한 경우는 있었지만 전 구단이 차출 거부를 결의한 것은 처음이다. 이로써 핌 베어벡 감독이 이끄는 올림픽팀은 대학.실업 등 아마추어 선수로만 구성해 대회에 출전하거나 포기해야 할 입장이 됐다.

이사회에 참석한 프로축구연맹 박용철 홍보부장은 "구단 대표들은 '친선 대회와 관련해 사전에 충분한 협의가 없었다'며 앞으로 이런 일이 또 생기지 않도록 이번에 차출을 거부하기로 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박 부장은 "16일 오전 11시에 축구회관에서 열리는 프로연맹 대의원총회에서 이 문제를 다시 논의해 극적인 타결이 이뤄질 수도 있다"고 말했지만 가능성은 크지 않다.

올림픽팀의 경우 올림픽 개최 전 해에 열리는 국제 친선경기는 대회 개막 사흘 전에 선수를 소집할 수 있게 돼 있다. 하지만 이는 사전에 축구협회와 프로연맹이 합의를 해야 가능하다. 축구협회는 "지난해 11월 '아시안게임 대표 차출을 연기하는 대신 카타르대회 선수 차출에 협조해 달라'고 연맹에 요청을 했다"고 주장했으나 연맹 이사들은 "명확한 합의가 없었다"고 했다. 이날 이사회에는 곽정환 프로연맹회장과 14개 구단 단장이 참석했고, 축구협회에서는 김호곤 전무이사가 참석했다. 김 전무는 "대표팀 소집 거부 사태로 축구팬에 심려를 끼쳐 드려 죄송하다. 연맹과 각 구단을 상대로 다시 한번 간곡하게 부탁을 해 문제를 풀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올림픽팀은 16일 오후 3시 파주 국가대표트레이닝센터에 소집돼 당일 오후 10시35분 비행기로 카타르로 출발할 예정이었다.

정영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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