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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제금동대향로, 태평성대 상징?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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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9면

"백제금동대향로에 우뚝 서있는 봉황은 성왕(聖王)이 출현해 새로운 질서를 세우고 태평성대를 구가하는 이상세계를 상징하는 것은 아닐까."

백제금동대향로(국보 287호) 발굴 10주년을 기념한 '백제금동대향로 발굴 10주년 국제 심포지엄'이 13~14일 대전 엑스포 과학공원에서 열렸다. 이 자리에서 장인성 충남대 사학과 교수는 도교문화적 배경에서 백제금동대향로를 분석했다.

최교수에 따르면 1993년 12월 12일 백제금동대향로가 발굴된 부여 능산리 유적은 성왕을 기리기 위한 원찰인 불교사원(능사)이 세워졌던 장소. 향로도 왕실 주관의 의식에서 사용됐던 것으로 추정한다. 백제금동대향로 뚜껑 부분에는 다섯마리의 기러기와 다섯명의 악사, 날갯짓을 하고 있는 봉황이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봉황은 상서로운 새 가운데서도 가장 상서로운 것으로 꼽혀 새 중의 왕을 상징한다는 것이다.

또 호주 뉴사우스 웨일스 예술박물관의 유양씨는 "백제금동대향로의 기본 형식은 중국 한대(漢代) 박산로(博山爐)의 전통을 따르고 있다"며 "그러나 향로 위에 승려 형상이 나타나는 등 불교 요소를 박산로에 넣은 것은 고대 한국 장인의 독창이며 중국에서는 선례를 찾을 수 없다"고 밝혔다.

국립부여박물관이 주관하는 이번 심포지엄에서는 이난영 동아대 교수의 기조강연('백제금동대향로 발굴의 의의')을 시작으로 제1부 능산리 사지와 백제금동대향로, 제2부 고대 동아시아와 백제금동대향로 등의 주제로 한국.중국.일본 학자들의 주제발표와 토론이 이어진다. 이와 함께 부여박물관에서는 15일부터 다음달 14일까지 '백제금동대향로 발굴 10주년 특별전'을 연다.

홍수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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