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디 미망인 총재직 거절/“타밀여인이 자폭 살해”경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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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국민의회당,장례식후 총재 결정키로
【뉴델리 로이터·UPI=연합】 지난 21일 인도 남부지방에서 암살된 라지브 간디 전인도총리의 미망인 소니아 간디여사(43)는 23일 남편의 뒤를 이어 인도 국민의회당의 총재가 되어달라는 제안을 거부했다.
이탈리아 태생의 소니아 여사는 이날 성명을 통해 『국민회의당 실무위원회가 나에게 보여준 신뢰에 깊은 감명을 받았으나 우리 가족에게 밀어닥친 이번 참사는 나의 국민의회당 총재직 수락을 불가능하게 만들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국민의회당 지도부는 24일 장례식이 끝난뒤 다시 회의를 개최,당총재를 결정할 예정이다.
프라나브 무케르제 당대변인은 간디의 피살로 다음달로 연기된 나머지 선거에서 당을 이끌 총재를 결정하기 위해 장례식이 끝나는 24일 당지도부 회의가 개최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간디의 피살사건을 수사하고 있는 인도 경찰은 스리랑카 타밀족 출신의 한 여성이 자신의 옷속에 폭탄을 소지하고 간디에게 접근한 뒤 자폭한 것이 거의 확실하다고 밝혔다.
암살범의 신원은 밝혀지지 않고 있으나 25∼30세의 검은 얼굴에 타밀족의 특색을 가진 여성인 것으로 알려졌다.
인도경찰은 인도 남부의 타밀 민병대원들에 대한 검거작전에 본격 착수했으며 스리랑카 정부도 사건수사에 협조할 것을 약속했다.
스리랑카의 키릴 라나퉁가 국방장관은 『사건을 수사하고 있는 인도당국의 요청이 있을 경우 모든 지원을 제공하겠다』고 말하고 양국의 보안관계자들이 계속 긴밀히 접촉하고 있으며 스리랑카는 접수되는 모든 정보를 인도측에 알려줄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간디 사후 인도전역에 불어닥친 폭력시위·방화등 유혈사태로 22일 최소 8명이 숨졌으나 23일 들어서 상황은 진정국면에 접어들고 있다. 암살사건이 발생한후 중앙정부 치안유지 병력들이 급파됐던 타밀 나두주도 아직 긴장이 계속 되고는 있으나 치안상태가 유지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북부지역에서도 바라나시·메루트등 일부 도시들에서는 계속 전면통금이 발효중이나 하랴나주의 암발라·시르사등 일부 지역에서는 통금이 해제됐다.
간디 전총리의 장례식은 24일 거행될 예정이며 이와관련,수보드 칸트 내무장관은 23일부터 도착하기 시작할 외국조문사절단을 맞기위한 준비를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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