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 전병관시대 활짝|전국역도서 기록제조기 부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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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9면

「작은 거인」 전병관(23·고려대4년)의 시대가 활짝 열리고 있다.
서울올림픽 역도52㎏급 은메달리스트 전병관은 15일 올림픽역도경기장에서 벌어진 제63회 전국역도선수권대회 56㎏급 경기에서 2개의 아시아신기록과 2개의 한국신기록을 거푸 작성하는 기염을 토했다. 이에 따라 전은 오는9월 독일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역도사상 첫 금메달획득이 유력해졌다.
전은 이날 인상에서 간단히 1백30㎏을 들어올려 자신이 지난해 북경아시안게임에서 수립한 한국최고기록 (1백27·5㎏)을 2·5㎏경신한데 이어 용상에서도 경이적인 1백63㎏을 단숨에 성공, 자신의 한국기록(1백60·5㎏)을 2·5㎏높임은 물론 중국의 허잉창(하영창)이 88년 수립했던 아시아신기록을 0·5㎏능가하는 아시아 최고기록을 수립했다.
전병관은 합계에서도 2백92·5㎏을 마크, 중국의 허잉창이 86년부터 보유해온 아시아최고기록(2백87·5㎏)을 5㎏이나 뛰어넘는 아시아신기록을 작성했다.
전의 이날기록은 불가리아에서 터키로 망명한 세기의 역사 나임 술레이마노글루가 지난84년 세운 3백㎏의 세계기록에는 7·5㎏모자란다.
술레이마노글루는 서울올림픽 때에는 60㎏으로 체급을 올려 6개의 세계신기록을 세우며 우승(3백42·5㎏)한 뒤 지금은 은퇴한 상대.
그러나 전의 이날 아시아신기록은 서울올림픽 이체급우승자 소련의 옥센 미르조이안(2백92·5㎏)이후 4년만의 세계최고기록이자 지난 89, 90세계선수권자인 중국 류서우빈의 우승기록(2백87·5, 2백85㎏)에는 무려7·5∼5㎏이나 앞서는 발군의 기록이다.
세계 역도계는 소련이 중(중)량급에서 압도적 우세를 보이는 가운데 경중(경중)량급에서는 불가리아 등 동구세와 중국세가 강세를 보여왔다.
그러나 서울올림픽에서 불가리아선수 2명이 약물복용으로 적발된 이후 IOC와 세계역도연맹(IWF)에서 도핑위반자에 대한 규제가 엄격해진 이후 동구세는 몰락을 거듭 각종주요국제대회에서 쇠락의 길을 걷고있다.
역도계 에서는 전이 앞으로 기술개발 등 훈련을 게을리 하지 않는다면 세계선수권대회는 물론 내년 바르셀로나 올림픽에서의 금메달획득을 낙관시하고 있다.
전병관도『지난번 북경대회 때부터 뚜렷한「내 자세를 발견한 것 같다. 기술적으로도 안목이 트인 것 같아 조금은 자신감이 생긴다』고 담담하게 말했다. <신동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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