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펀드 전성시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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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9면

자산운용협회에 따르면 지난해말 현재 국내에서 해외에 투자되는 펀드 자금(해외펀드+역외펀드)은 약 30조원으로 지난해 초보다 두 배 이상 늘어났다. 은행.증권사 등 판매 창구에서는 국내펀드 대신 해외펀드가 불티나게 팔렸고, 일부 해외펀드는 돈이 너무 많이 몰려 접수 마감을 앞당기기도 했다. 지난해 유독 우리나라 증시가 약세를 보인 반면 대부분의 해외 증시가 큰 폭의 상승세였기 때문이다. 특히 중국.인도 등에 투자하는 펀드는 30% 이상 고수익을 올린 펀드들이 속출했다.

전문가들은 올해에도 해외펀드의 인기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하지만 지난해 수준의 수익률을 올릴 수 있을지는 자신하지 못했다.

◆ 2006 MVP 중국 펀드=지난해 해외펀드는 글로벌 증시의 전반적인 상승세를 타고 대부분의 지역에서 양호한 수익률을 나타냈다. 특히 중국 주식형 펀드는 평균 75.36%(기준 통화 수익률)라는 기록적인 수익률을 기록했다. 펀드별로도 신한BNPP운용의 '봉쥬르차이나주식1', 미래에셋자산의 '미래에셋차이나디스커버리주식' 등 중국 투자 펀드가 수익률 순위 상위권에 대거 포진했다.

함께 인기를 끌었던 인도 주식형 펀드도 지난해 평균 39.69%의 수익률로 돋보이는 성적을 냈다. 지난해 1분기까지 급등세를 보이다 5~6월에는 조정을 받기도 했지만, 이후 재차 반등에 성공하며 오름세를 유지했다. 남미 이머징마켓, 북유럽, 유럽이머징마켓 등도 짭짤한 수익을 거뒀다.

하지만 일본 주식형 펀드들은 대부분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했으며, 환헤지를 하지 않은 투자자는 20%가 넘는 손실을 보기도 했다.

◆ "과거 수익률은 과거일뿐"=해외펀드들의 성과는 해마다 투자지역에 따라 큰 차이를 보였다. 이에 따라 과거 수익률만 믿고 펀드를 선택할 경우 자칫 '뒷북'을 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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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2005년에는 일본 주식형 펀드가 평균 46.32%의 수익률로 두각을 나타냈지만 지난해에는 맥을 추지 못했다. 반면 지난해 승승장구한 중국 주식형은 2005년엔 평균 2.11%의 초라한 성적을 거뒀다. 바로 전년도의 성적표만 보고 투자했다간 '상투'를 잡을 가능성도 있다는 얘기다. 최근에는 중국.인도 등 이머징 증시가 조정을 받을 수도 있다는 경고도 여기저기서 나오고 있다.

굿모닝신한증권 이계웅 펀드리서치팀장은 "지난해 중국 증시의 주가수익률(PER)이 11.9배에서 17.4배로, 인도 증시는 20.5배에서 올해 25.1배로 오르는 등 저평가 매력이 서서히 사라져 가고 있다"며 "이머징 마켓과 원자재 시장의 투자 열기가 차츰 식어가는 만큼 올해는 펀드의 분산투자 원칙을 되새겨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대한투자증권 강창주 본부장도 "투자 대상국에 따라 수익률 편차가 크기 때문에 한 국가에 '몰빵'하는 것은 금물"이라며 "한 펀드에 가입하려면 여러 국가에 분산 투자하는 상품에 가입하는 게 장기적으로 안정적인 수익을 거둘 수 있다"고 조언했다.

[2006년 중앙일보 펀드평가]

머니팀=김종윤.안혜리.손해용.고란 기자

자료제공:제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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