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덜 드는 IT 상품 잘 나간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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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3면

싼 값에 기업의 전산 시스템을 만들거나 개선할 수 있는 방법들이 잇따라 나오고 있다.

불황으로 기업들이 비용절감에 안간힘을 쓰자, 전산시스템 구축.운영 업체나 소프트웨어 업체들이 이에 맞춘 상품을 재빨리 내놓고 있는 것이다.

한국마이크로소프트는 오는 18일 중소기업을 위한 '스몰 비즈니스(SM) 서버 2003'을 출시한다고 12일 발표했다. 전산시스템 운영.전자상거래.e-메일.고객자료 관리 등의 기능을 한 데 합친 프로그램이다.

MS 측은 "직원이 50명인 경우 전처럼 각각 별개의 소프트웨어를 사려면 5천만원이 들었으나, SM서버는 그 40%인 2천만원이면 된다"고 설명했다. SM서버는 이용자가 최대 75명을 넘지 않는 중소기업만 쓸 수 있다.

LG CNS는 '아즈테카'라는 비용절감형 서비스를 최근 내놨다. MS 엑셀이나 각종 워드프로세서 등 일하는 데 필요한 소프트웨어를 직원 개인의 컴퓨터에 일일이 깔지 않고, 기업의 메인 컴퓨터 한 대에만 설치하는 방법이다. 직원들은 전산망을 통해 메인 컴퓨터에 접속한 뒤 마치 자기 컴퓨터에 프로그램이 있는 것처럼 쓸 수 있다. 한림대가 이를 채택해 학생들이 각종 소프트웨어를 자유롭게 이용하도록 하고 있다.

LG CNS 관계자는 "소프트웨어 업체와 사용권 협약 등을 맺고 기업이 원하는 어떤 소프트웨어든지 이 같은 방식으로 쓸 수 있게 하고 있다"며 "전직원의 PC에 모두 프로그램을 설치할 때보다 60% 정도 돈이 덜 든다"고 말했다.

한국오라클이 12일 발표한 소프트웨어 '오라클 10g'는 대형 컴퓨터의 용량이 부족할 때 새로 컴퓨터를 사지 않아도 되도록 해준다. 예를 들어 데이터 저장용 컴퓨터는 용량이 모자라는데 e-메일용 컴퓨터는 용량이 남아돌면, e-메일용 컴퓨터를 데이터 저장용으로도 쓸 수 있도록 해주는 것이다.

비용절감 차원에서 기업의 전산망 구축이나 운영을 아예 외부업체에 맡기는 기업도 늘고 있다. KT&G(옛 담배인삼공사).산업은행.에스콰이아.서울대병원 등이 이런 아웃소싱을 하고 있다. 전산 인력을 따로 둬야 하는 부담이 없는 데다 전산 서비스의 질도 높아지기 때문이다.

산업은행의 전산 운영을 해주고 있는 삼성SDS 측은 "기업의 대형 컴퓨터가 오래돼 새로 살 때도 대량 구매를 하는 전문기업이 나서면 훨씬 싸게 좋은 컴퓨터를 들여놓을 수 있는 등의 이점이 있어 전산을 아웃소싱하는 기업이 늘고 있다"고 말했다.

권혁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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