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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 내린 '2007 CES' 화두는 뭉쳐라 … 선점하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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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1면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MS) 회장이 8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막을 올린 세계 최대의 가전 전시회 '2007 국제 가전쇼(CES)'에서 삼성전자 전시장을 방문했다. 야구 모자를 눌러 쓴 평상복 차림의 게이츠 회장은 최지성 삼성전자 디지털미디어총괄 사장과 울트라모바일PC.MP3플레이어 등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 이어 LG전자 전시장을 찾아 특수 안경 없이도 입체 화면을 볼 수 있는 42인치 3차원 LCD TV를 자세히 봤다. 그는 기조연설을 통해 "기술의 미래는 연결"이라며 "매년 기술적 진보가 이뤄지지만 언제 어디서나 손쉽게 원하는 콘텐트를 접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게이츠 회장의 말대로 이번 행사의 핵심은 가전과 통신기술의 융합(컨버전스)이었다.

◆ 가전.콘텐트 업체 합종연횡=삼성전자는 이날 세계 1, 2위 검색업체인 구글.야후와 전략적 제휴를 맺는다고 발표했다. 이들의 검색 서비스를 각각 이용할 수 있는 휴대전화도 선보였다. 유럽 지역용으로 개발된 구글폰은 전시만 했지만 미국 시장용으로 나온 야후폰은 시연이 가능했다. 휴대전화 서비스에서 야후를 선택하면 검색과 메신저.메일.지도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었다. 검색창에 들어가 영화 '007 카지노 로얄'을 입력하자 3~4초 후 관련 영화 정보와 관련 기사가 휴대전화 창에 나타났다. 삼성전자는 상반기 중 위성 사진을 보는 구글맵 등 구글의 서비스를 대부분 이용할 수 있는 제품을 내놓을 계획이다. 이기태 삼성전자 정보통신총괄 사장은 "모바일 기술을 발전시켜 언제 어디서나 원하는 정보를 쉽게 얻을 수 있는 유비쿼터스 시대를 열 것"이라고 밝혔다. 소니는 아메리카온라인(AOL).야후 등과 콘텐트 제휴를 하고 TV 방송을 보면서도 인터넷으로 영화와 음악, 날씨 정보를 받아볼 수 있는 '인터넷 비디오 시스템'을 선보였다. 소니는 이 같은 정보를 볼 수 있는 장치를 부착한 LCD TV를 올 여름 내놓을 계획이다.

삼성전자가 첫선을 보인 구글폰(右·모델
명 SGH-Z720)과 야후폰(SGH-E570).

◆ 치열한 신기술 경쟁=소니를 중심으로 한 블루레이 진영과 도시바를 맹주로 하는 HD DVD 진영은 별도의 합동 전시관을 내고 팽팽히 맞섰다. 이에 대해 블루레이 진영에 있던 LG전자는 블루레이와 HD DVD를 모두 지원하는 '수퍼멀티블루 플레이어'를 처음으로 내놓으면서 겸용 제품 시장 선점에 나섰다. 기존 고화질(HD) 영상보다 두 배 이상 선명한 풀HD 시장을 겨냥한 것이다. 전자업체들은 풀HD급 디지털 TV를 전시장에서 가장 눈에 잘 띄는 곳에 설치해 화질 경쟁을 벌였다. 이와 함께 크기 경쟁도 이어졌다. LG전자가 100인치 풀HD급 LCD TV를 내놓은 데 대해 일본 샤프는 세계에서 가장 큰 108인치 LCD TV를 선보였다. 파나소닉은 103인치 PDP TV를 전시했다. 한국 업체들이 기술력을 과시하기 위해 벌였던 '최대 크기' 경쟁 전선에 일본 업체들도 뛰어든 셈이다.

통신 분야에서는 이동식 TV 기능이 관심의 초점이 됐다. 삼성전자는 또 미국 스프린트.인텔.모토로라 등 4개사와 함께 무선인터넷에 기반한 '모바일 와이브로 TV'를 시연하는 한편 미국의 이동통신사 버라이즌을 통해 1분기 중 상용화할 미국식 DMB 서비스인 '미디어플로'를 서비스할 수 있는 단말기를 선보였다. LG전자도 버라이즌의 동영상 서비스 'V 캐스트'용 단말기를 내놓았다.

라스베이거스=김원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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