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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트로이트 모터쇼에서 만난 글로벌 자동차 CEO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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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4면

한국은 아시아 시장 허브

"한국은 중국과 더불어 아시아 시장 전략의 허브다."

톰 라소다(53.사진) 크라이슬러 그룹 대표이사 사장은 디트로이트 모터쇼가 열린 7일(현지 시간) 기자와 만나 한국 시장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한국 소비자들은 획기적으로 개선된 디자인과 품질을 갖춘 크라이슬러 그룹의 신차를 더 많이 사게 될 것"이라며 자심감을 피력했다.

크라이슬러 그룹은 지난해 내수 시장의 부진을 해외 시장에서 선전해 만회했다. 지난해 미국 판매가 5%대의 감소세를 보였지만 해외 판매는 GM.포드 등 미국 빅 3 가운데 가장 좋은 성과를 냈다. 한국의 전체 수입차 시장이 4만 대에 불과해 규모는 크지 않지만 올해 한국에 10여 종의 신차를 투입하는 것도 이런 맥락이다. 크라이슬러는 여세를 몰아 해외에서 특유의 브랜드 이미지를 구축하는 데 힘을 쏟을 계획이다. 1984년 닷지 캐러밴으로 처음으로 미니밴 개념을 도입한 만큼 고객의 편의성을 극대화한 미니밴으로 어필하겠다는 것이다. 이번 모터쇼에서 실내 좌석을 180도 회전시켜 식당 같은 내부를 만들 수 있는 첨단 인테리어를 소개했다.

크라이슬러는 2000년 이후 4만4000명을 해고하는 구조 조정을 순조롭게 마무리해야 한다. 이와 관련 라소다 사장은 "지난 해 구조 조정 문제로 상당한 갈등을 겪었지만 지난 해 9월 노사 협약 체결 이후 순항하고 있다"며 "파업 등과 같은 극단적인 대결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노사 갈등으로 고전하는 현대차에 대해 그는 "내부 사정은 잘 모르겠지만 확실한 건 노사가 상생 협력을 최우선으로 삼아야 한다"고 말했다. 현대차의 미국 시장 성과에 대해서는 "괄목할만한 성장을 해 온 우리의 최대 경쟁업체이자 협력자"라고 말했다. 크라이슬러 그룹은 세계 엔진 개발 및 생산에서 상호 협력 관계를 유지한다. 현대모비스는 크라이슬러에 섀시 모듈(자동차 구동 장치 부품을 모아 조립한 것)을 납품하고 있다. 캐나다 출신인 라소다 사장은 1977년 GM 노사협력부에 입사해 98년 품질 담당 부사장을 지냈다. 2000년 크라이슬러 그룹 생산 총괄 수석 부사장으로 자리를 옮긴 뒤 2005년부터 그룹 대표이사 사장 겸 다임러크라이슬러 그룹 이사회 멤버로 재직해 왔다.

김승현 기자

차가 아닌 이미지를 판다

"프리미엄 브랜드는 하루 아침에 만들어지지 않는다."

혼다자동차 후쿠이 다케오(福井威夫.사진) 대표이사 사장은 7일(현지 시간) 디트로이트 모터쇼에서 기자와 만나 "프리미엄 브랜드가 되기 위해서는 그만한 투자와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혼다는 아큐라라는 프리미엄 브랜드를 세계 시장에서 더욱 키워나가는 데 주력하고 있다. 이날 모터쇼에서 비중있게 소개한 차도 아큐라의 컨셉트카인 어드밴스드 스포츠 카다. 10기통 엔진을 다는 등 이 회사의 기술력을 총 집결했다.

후쿠이 사장은 이날 모터쇼에서 "아큐라 브랜드는 운전을 좋아하는 사람들의 고향과 같은 존재가 될 것"이라고 자신감을 나타냈다. 자동차의 성능을 말할 때는 아큐라를 떠올리게 하겠다는 것이다. 혼다의 목표는 아큐라가 벤츠.BMW.렉서스처럼 프리미엄 브랜드로 자리잡고 궁극적으로 이를 능가하는 것이다.

그는 "고객들이 회사의 제품 뿐만 아니라 이미지까지 구입하는 시대라서 프리미엄 이미지 구축은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현대자동차가 프리미엄 브랜드를 검토하는 것과 관련해 "프리미엄 브랜드의 핵심은 독창성"이라며 "회사의 경영과 제품 개발 방향에 따라 다른 브랜드 이미지가 구축된다"고 말했다.

후쿠이 사장은 "혼다의 프리미엄 이미지는 혼다 아시모 같은 첨단 로봇 기술 등 여러 분야에서 세계 최고의 기술을 인정받으면서 자연스럽게 형성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모터 레이싱 등에 꾸준히 참여하면서 여러 기술적인 성과를 거두는 것도 프리미엄 이미지를 구축하기 위한 투자"라고 덧붙였다.

그는 최근 한국에 시빅이 출시된 것과 관련해 "미국 등 세계 시장에서 성공한 모델인 만큼 한국에서도 같은 성과를 낼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

후쿠이 사장은 일본 와세다대 응용화학과 출신으로 혼다 소이치로 이후 이공계 출신 사장이 대를 잇고 있다. 혼다는 이공계를 우대하는 기업 문화를 바탕으로 기술력에 집중해 왔다.

김승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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